[SNUH 건강톡톡] '두 얼굴의 암' 대장암
발병율·완치율 높은 '대장암'...내시경 검사로 조기 발견 중요 완치 위해선 '꾸준한 치료'와 '노력' 필요 수술 후 골고루 먹고, 틈틈이 움직여야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대장암 완치를 위해선 꾸준한 치료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발병 위험성도 높지만 완치 가능성도 높은 '두 얼굴'의 암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대장암'이다.
최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발병 후 5년과 10년 생존율로 70%를 넘을 만큼 완치 가능성이 높다.
대장암 진단법과 치료법이 발전해서 생존율이 높아졌지만 완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 본인의 관심과 노력이 중요하다.
'내외방송'은 22일 대장암 조기 진단과 빠른 회복을 위해 박지원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와 함께 의심 증상부터 수술 후 관리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봤다.
(Q1) 대장암의 증상과 진단법은?
혈변을 보거나 대변 굵기가 가늘어지고, 대변 주기가 변한다면 대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갑작스런 빈혈과 복통도 대장암의 증상 중 하나다.
젊은 나이에는 이런 증상이 있어도 대장암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50대 이상'이라면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이 대장암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높은 비용과 적은 수의 검사기관 탓에 국가건강검진에서는 '분별잠혈검사(대변을 채취해 소량의 혈액을 검출)'로 대장암을 진단한다.
최근 국가에서 대장내시경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사업 결과에 따라 국가암검진에 대장내시경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2) 대장암의 원인은?
흔히 '고기'를 많이 먹으면 대장암에 잘 걸린다고 한다.
실제로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붉은 고기(돼지, 소)나 가공육(소시지)을 피해야 한다.
음주도 대장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유전적 요인'도 암이 발병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전체 대장암 환자 중 5% 정도가 부모에게서 돌연변이나 결함 유전자를 물려받아 암이 발병한다.
이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대부분 암에 걸린다.
때문에 이들은 평균 연령보다 이른 나이부터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Q3) 치질과 변비가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는가?
치질과 변비는 대장암과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이 질환들이 대장암을 유발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의심 증상과 함께 변비까지 있다면 대장내시경을 권한다.
대장암으로 인한 혈변을 치질로 오인해 암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Q4) 대장암 수술 후 '인공항문(장루)'를 무조건 달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대장은 위치에 따라 결장(위쪽)과 직장(아래쪽)으로 구분된다.
그 중에 항문과 가까운 직장에 암이 발생하면 수술할 때 암세포 주변부를 도려내면서 항문까지 모두 제거될 수 있다.
항문이 모두 사라진 환자들은 인공적으로 만든 배변 통로인 '장루'를 복벽(뱃속 벽)에 달고, 장루를 통해 나온 변이 모이는 '장루 주머니'를 찬다.
이 환자들에게는 '장루 관리 교육'이 별도로 실시되는데, 이 내용을 잘 숙지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장루는 감각기 없어서 충격으로 인한 손상을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목욕할 때마다 꼼꼼히 비닐로 감싸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
물에 닿거나 부드럽게 비누칠을 하는 정도는 괜찮다.
드물게 장루 주머니가 터지거나, 몸에서 자꾸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자신에게 잘 맞는 주머니를 선택하고 의료진과 함께 부착 방법을 상의해야 한다.
(Q5) 수술 후 주의해야 할 합병증이 있다면?
'복강경 수술(환자의 뱃속 벽을 통해 작은 절개 부분을 만든 후 이산화탄소를 불어넣어 구멍을 개방)'을 진행할 경우 절개한 부분이 다시 벌어지면서 몽우리가 생긴 느낌이 들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배에 힘을 주면 소장이 밀려나오는 '절개부위 탈장'이 생겨 통증이 생긴다.
이는 절개부위에 근육이 덜 붙어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근육 보강 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만약 식사 중에 구토나 소화불량, 복부팽만 증상이 계속되면 '장폐색(장이 막혀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함)'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음식 섭취를 중단하고 병원에서 배액(고무관 등을 삽입해 내용물을 체외로 배설)을 진행해야 한다.
수술부위가 열이 나고 빨갛게 변하거나 꿀렁거리는 느낌이 든다면 감염이 일어난 것이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Q6)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는지?
암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선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암의 위치나 병기에 따라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직장 부위에 암이 생겼거나 암이 4기까지 진행돼서 간이나 폐 등으로 암세포가 전이를 일으킨 경우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해도 완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실시한다.
이 치료법들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장암 항암제 부작용은 대표적으로 손발 저림이다.
시간이 지나면 보통 호전되긴 하지만, 심할 경우 부작용 치료를 위해 별도의 약 복용이 필요하다.
방사선치료는 항문 부위가 허는 등 피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데, 연고 등을 발라 치료할 수 있다.
(Q7) 치료 중인 환자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박 교수는 "대장암 완치를 위해선 꾸준한 치료와 환자 본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혹 수술 후 재발이 두려워 고기를 피하는 분들이 있는데,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골고루 섭취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어서 "술과 담배는 꼭 피해야 한다"며 "수술 후에 몸이 아프다고 잘 움직이지 않으면 회복이 더뎌지고 상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자주 움직이고 충분히 호흡하면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