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동화와 꿈의 세계'에 푹 빠진다...앤서니 브라운 개인전

미디어 아트, 포토존, 커다란 모형들 곳곳에 구비돼 있어 실제 동화 속 탐험 기분내기에 충분

2022-05-08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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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이제 아이들 데리고 다니던 놀이터는 지겹다. 어린이가 보기에도 이해하기 쉽고 어른이 보기에도 유치하지 않은 전시회가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바로 '앤서니 브라운 원더랜드 뮤지엄'이라는 전시회인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뜨겁게 개최되고 있다.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3일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찾은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 틈에서 무엇을 통해 어른과 아이 모두를 공략한 전시회인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총 12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었다. 

사진 촬영은 되지만 영상 촬영은 불가한 전시였다. 도슨트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미리 정규 도슨트 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앤서니 브라운 작가는 1976년부터 2021년까지 총 53권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전시장 초입에 전시 출품 도서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놨다. 그는 자기 소개부터 시작해 좋아하는 것, 가족 소개 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차지게 구성해놨다. 

가족 섹션도 코믹하면서도 애정어린 작품들이 각인됐고, 넌 나의 우주야 섹션에서는 여자 형제가 없던 앤서니 브라운이 2020년이 돼서야 딸을 통해 여자아이의 이야기도 그리게 된 사연 등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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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섹션은 '나의 프리다'였다. '프리다'라는 뮤지컬이 현재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중이다. 역시나 뮤지컬의 주인공인 프리다 칼로는 화가였는데, 그 여 주인공과 앤서니 브라운은 실제 친구 관계였다. 프리다 칼로의 소녀 시절 쓴 일기에 영감을 받아 '나의 프리다'라는 책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어릴 때 당한 사고로 몸이 좋지 않던 프리다 칼로를 특별히 책의 주인공으로 표현한 것을 봐도 그렇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약자에 대한 나름 신념과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프리다의 모형이 크게 자리하고 있어 뮤지컬 속 프리다가 다시 한 번 크게 떠올랐다. 

앤서니 브라운전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바로 윌리인데, 침팬지인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유년기 모습과도 같은 존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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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윌리'는 우리에게 많이 친근한 고전 작품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실제 미술관처럼 만들어놔서 이곳에 와서야 전시회 구경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중간 영상도 꽤 많았고 앉아 쉴 수 있는 공간, 포토존이 많아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기분을 말해봐' 섹션에서는 움직이는 사진이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에 준비돼 있어 아이들의 시선을 끈 것은 바로 '셰이프게임'이다. 한 사람이 먼저 아무 형태 그림을 그리면 그 다음 사람이 이어서 그림을 완성하는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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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심오한 뜻을 지닌 작품들은 아니다. 이해하기 쉽고, 아이들에게 동심의 세계를 선물한다. 그게 이 작가 전시의 매력이기도 하다. 

아이와 엄마들이 많은 관람에 동참했지만 엄마들도, 어른들도 작품에 빠져서 사진 셔터를 눌러댔다. 전시회장은 동화 속 풍경을 재현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를 제대로 구현해내 신비스러운 동화와 꿈의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어른이어도 마음 속의 동심을 끌어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앤서니 브라운전은 다시 한 번 여유를 갖고 도슨트와 함께 즐길 만한 매력을 가진 또 낭만적인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