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 내려놓는다"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졌고, 더 큰 도약 이뤘다" "평화는 우리에게 생존의 조건이고, 번영의 조건"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2022-05-09     권희진 기자
문재인

(내외방송=권희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면서 "그동안 과분한 사랑과 지지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퇴임 연설에서 "저는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며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은 국민과 함께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였다"며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졌고, 더 큰 도약을 이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질서가 무너졌을 때 우리 국민은 가장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촛불집회를 통해, 그리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탄핵이라는 적법절차에 따라, 정부를 교체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며 "우리 국민은 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 민주주의에 희망이 되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임기 초부터 고조되던 한반도의 전쟁위기 상황을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시키며,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며 "평화는 우리에게 생존의 조건이고, 번영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중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도 언급했다.

그는 "온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낸 것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소·부·장 자립의 기회로 삼았고,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의 침체 속에서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제조업이 가진 세계적인 경쟁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우리가 문제해결의 성공방식을 알게 된 것"이라며 "정부 부처를 뛰어넘는 협업체계, 대·중소 기업과 연구자들의 협력, 정부의 적극적인 R&D투자와 규제를 허문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온 국민의 격려와 성원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가 함께 코로나 위기를 겪고 보니, 대한민국은 뜻밖에 세계에서 앞서가는 방역 모범국가였다"며 "선진국의 방역과 의료 수준을 부러워했었는데, 막상 위기를 겪어보니 우리가 제일 잘하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한국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5000 달러로 크게 성장했다"며 "한국의 한류 문화는 전 세계가 코로나로 고통받을 때 더욱 돋보였고, 세계인들에게 위로를 주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고 말해 뭉클한 감동을 전달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당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청와대를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