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무대서 벌어진 러시아와 美 전쟁"

"우크라 결사항전…러시아, 영토만 점령" "러시아, 출구 안 보여…서방 무기 지원도 줄이어"

2022-05-17     권희진 기자
러시아

(내외방송=권희진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석달째 접어들면서,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인력을 제공하며 파상공세를 하고 있는 가운데, 결국 전쟁이 미국과 러시아의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성훈 한국외대 노어과 교수는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일단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잘 버티고 있다고 본다"며 "이 전쟁은 결국 우크라이나를 무대로 벌어지면서 러시아와 서방, 더 정확히 미국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제 교수는 "'버틴다'는 의미는 출구가 보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단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돈바스(루간스크주와 도네츠크주)의 약 70% 정도는 러시아가 장악한 상황이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 교수는 "지난 3월 29일 이스탄불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 협상이 되고 있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를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영토를 계속해서 점령해 가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가 굉장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실 군사적인 성과가 커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당초 러시아의 계획으로는 초기에는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 지역에서 최대한 진출을 한 후, 키이우에 들어가 정권을 교체하거나 항복을 얻어내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결사 항전하면서 당초 계획이 틀어진지 오래다. 

이와 관련 제 교수는 "현재 러시아의 입장에선 영토를 최대한 점령하면서 우크라이나를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는 수밖에 없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러시아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상황을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서방 세력의 무기 지원이 이어지는 상황도 러시아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상황. 

제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는 크지만 항복할 의사가 없고 무기도 충분히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만날 이유가 없다"며 "결국 미국과 러시아가 협상하지 않으면 이 전쟁은 끝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10대 교역국인 러시아와 미국의 우방국인 한국은 어떤 태세를 취해야 할까.

제 교수는 "러시아가 지금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가 14개국이고, 그 중 제재를  하는 나라는 8개국"이라며 "한국이 8개국 중 비유럽 국가"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캐나다나 뉴질랜드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면 무기 지원 할 수 있지만 우리는 국경도 접하고 있고 또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 관련된 국가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전쟁 상대인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하는 것은 굉장히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우리 무기 성능이 매우 뛰어나 미국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지원을 요청하고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요청하는 것보다는 우리를 반(反)러시아 전선에 연루시키기 위해 요청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서유럽은 전세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제 교수는 "유럽과 미국의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라며 "현재 폴란드하고 리투아니아, 러시아와 국경을 직접 접하고 있는 나라들이 강경하게 나오고 있지만 다른 유럽국가들은 에너지 결제를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어느정도 풀자 하는 의중이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SWIFT(국제은행간 통신 협회) 결제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루블화의 가격이 급락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에 직접 결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