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수입 시장에서 대만·아세안에 밀려 입지 약화

중국의 10대 수입국 중 가장 큰 하락폭 중국 수입구조 변화에 따라 고부가가치 품목 발굴 필요

2022-06-08     권혜영 기자
한국무역협회는

(내외방송=권혜영 기자) 지난 2019년까지 중국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한국이 지난 2020년 이후 2년 연속 대만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중국 내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 수출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8일 발표한 '한국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하락과 우리의 대응 방안'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중국 수입 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은 8%로 지난 2017년 대비 1.9% 떨어졌다. 

이는 중국의 10대 수입국 중 가장 큰 하락폭으로 중국과 무역분쟁을 겪은 미국의 수입 시장 점유율 하락폭(1.7%)보다도 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부품, 합성섬유 및 페트병의 원료가 되는 파라-크실렌(파라-자일렌) 등에 대한 중국의 수입은 전반적으로 늘어났지만 그 수요처가 대만 및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일부 옮겨가면서 한국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 통신장비, 전자부품 등 정보통신(ICT) 제품군에서 한국 제품의 비중이 지난 2017년 20.5%에서 2021년 17.9%로 감소하며 주요국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대만과 아세안의 수입 점유율은 각각 5.6%, 1.9% 증가하면서 이들 지역이 한국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은 이날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한국의 점유율 하락에는 주변국과의 경쟁 심화 외에 중국 내 한국 반도체 기업의 생산설비 확대에 따른 수입 대체 등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의 수입이 고위 기술 품목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중국 고위 기술 품목 수입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무협은 지적했다.

대만이 비메모리반도체, SSD(낸드플래시를 활용한 저장 장치) 등 주력 품목의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고위 기술 중간재 수입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의 고위 기술 중간재 수입 점유율은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아세안에 점유율 역전을 허용했다.

김아린 무협 연구원은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 및 중간재 자급화 등 산업구조 고도화는 중간재 위주로 구성된 한국의 중국 수출에 장기적·구조적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중국 수입 시장 내 우리의 점유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품목 다양화, 고부가가치 전략 품목 발굴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