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전당대회 예비경선 후보 서류 제출 자체 '퇴짜'
올해 26세, 젊은 정치인의 꿈 좌절되나...
(내외방송=김승섭 기자) 1996년생, 26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의 나이다. 젊은 정치인의 좌절이 시작되는 것일까.
1985년생, 37세.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나이다. 기성정치인들로 볼때는 어려도 한참 어린나이.
박 전 비대위원장이 8월 하순 열리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경선을 앞두고 예비경선 후보 등록에 나섰으나 서류 제출 자체가 거절돼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정치권이 시끄럽다.
박 전 위원장은 18일 오전 11시께 국회 의원회관 348호를 찾아 민주당 전당대회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을 했으나 피선거권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접수처에서 서류 제출을 거부당했다. 퇴짜 맞은 것이다.
접수처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이 신청서가 담긴 서류 봉투를 건네자 "당직 선출 규정에 따라 피선거권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서류 접수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자격 요건은) 서류를 받아보고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계자는 "당직 선출 규정에 따른 자격 미비인 부분은 저희가 다 알고 있다"며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위원장의 측근은 "위원장님의 입당 날짜가 언제인지는 아느냐. 서류를 접수하고 검토해야 미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지, 거부부터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박 전 위원장은 "받아보시고 당이 알아서 해달라. 파쇄하든지 접수하든지 그건 당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서류 봉투를 두고 접수처를 빠져나왔다.
앞서 민주당 비대위는 6개월 전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피선거권이 있다는 당헌·당규상 박 전 위원장이 출마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5일 출마 선언을 강행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서류 제출 자체가 무산된 것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겁하고 또 비겁하다"고 당을 비판했다.
그는 "접수거부는 부당하다. 민주당은 접수조차 받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겁하다"고 썼다.
박 전 위원장은 "선관위는 제가 접수한 서류를 정상적으로 심사해 주시고 서류 반려든 뭐든 그 결과를 저에게 통보해 주시기 바란다"며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의 후보자격 미비로 서류 접수가 안 된다는 당 선관위의 태도는 부당한 문전박대"라며 "후보 접수도 안 된 상황인데 선관위가 제 후보 자격을 이미 살펴봤다는 것인가요?"라도 따져 물었다.
박 전 위원장은 "선관위가 무슨 자격으로 당원의 개인정보 등을 미리 살펴보았다는 것입니까?"라며 "심사하고 결과를 통보해 주면 될 것을 문전박대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시스템과 질서를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에도 다시 한번 요구드린다. 오늘 이재명 후보도 저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하면서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의 말이니 당 지도부가 무게 있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제 출마가 전당대회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셨다. 두 분 다 내가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발언이 아니라면, 현명한 판단을 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당규에 정해진대로 규칙에 따라 제 출마 서류를 심사하시고, 제 출마를 당무위에서 달리 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 최종적으로 판단해 달라"며 "당당히 심사하고 자신있게 결론내서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조오섭 당 대변인은 오전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에 확인해본 결과 접수 자체가 안 된다"며 "자격 미비로 접수가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혀 국민의힘과 같이 신(新)세대 정치인이 지도부에 들수 있을지 아니면 그 꿈은 좌절될지 보다 지켜봐야할 것이라는 것이 민주당 안팎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