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와인 추출물과 바이오플라스틱 섞어 만든 '모발 이식 접착제'?

와인 떫은맛 유발하는 탄닌산과 FDA 허가 물질 섞어 강하고, 독성 낮은 접착제 생체친화적 접착제...모발 이식 비롯한 의료계 주목

2022-09-21     정지원 기자
(왼쪽부터)서명은,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와인 속 성분과 바이오플라스틱을 섞어서 만들어진 '생체친화적 접착제'가 앞으로 모발 이식을 비롯한 의료계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KAIST는 21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서명은, 이해신 화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와인의 떫은맛을 유발하는 성분인 탄닌산과 생체적합성 고분자(분자량이 매우 큰 분자)를 섞어 생체친화적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탄닌산은 폴리페놀(식물이 외부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물질)의 일종으로 과일 껍질이나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있다.

접착력과 코팅력이 강해서 다른 물질과 빠르게 결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와인의 떫은맛은 탄닌산이 혀에 붙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독성을 고려해 물에 잘 녹는 고분자와 탄닌산을 섞어서 추출한 성분인 코아세르베이트는 액체에 가깝기 때문에 접착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이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인체 사용 허가를 받은 물질인 '폴리에틸렌글리콜(이하 PEG)'과 '폴리락틱산(이하 PLA)'을 섞었다.

PEG는 안약이나 크림 등에 많이 사용돼 물에 잘 녹지만,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알려진 PLA는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이 두 물질을 연결해 블록공중합체를 만들고 물에 넣으면 녹은 PEG 조각들이 녹지 않아 단단한 PLA 주변을 감싸고, 코아세르베이트와 엮여 접착력이 높아진다.

이후 열처리를 통해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접착제를 발라 피부에 심는 동물실험을 통해 모발 이식용 접착제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였다.

박종민, 박은숙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연구하고, 최시영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협엽한 이 연구 결과는 한국연구재단과 산업통산자원부, 한국화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 Au(JACS Au)'에 지난달 22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Biodegradable Block Copolymer-Tannic Acid G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