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4계절?...몇년 후면 여름과 겨울 2계절 될 듯

폭염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대구. 30년간 843일의 폭염 발생

2022-10-07     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올해 여름 무던히도 더웠다. 더워진 만큼 상대적으로 한파와 눈이 내리는 날도 감소할 것이다.

기상학자들은 십수년 내에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며 봄 가을이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예측하고 있다. 

2013~2022년 한파는 1993~2002년보다 906일(77%) 줄었고 2003~2012년보다 1840일(62%)가 줄어들었다. 

하루 사이 5cm 이상의 눈이 내린 '신적설' 역시 1993~2002년 대비 35일(81%) 줄었고 2003~2012년 대비 92일(63%)가 줄었다. 2022년도 자료는 한파와 눈 내린 일수가 반영되지 않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폭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대구였다. 30년간 843일의 폭염이 발생했다. 뒤이어 합천(758일), 밀양(724일), 의성(706일), 구미(636일)가 뒤를 이었다. 

열대야는 제주 서귀포에서 30년간 963일 발생하며 전국에서 가장 잠 못 드는 날이 많았다. 뒤이어 제주(961일), 제주 고산(696일), 포항(610일), 제주 성산(552일) 순이었다.

폭염일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제주였다. 20년 전에 비해 제주 고산이 933% 증가했고 최근 10년 동안 제주 성산이 358% 증가했다. 열대야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20년 전 의성(1150%)이었고 최근 10년은 보은(1000%)이 가장 많았다.

한파의 경우 대관령이 1010일로 30년 동안 가장 많은 날 추웠다. 이어 철원(888일), 제천(760일), 봉화(704일), 홍천(680일) 순으로 추웠다. 신적설 5cm의 경우 북강릉(122일)에서 많은 눈이 내렸고, 광주(104일), 목포(61일), 전주(54일), 청주(53일) 순으로 눈이 쌓였다.

대한민국은 갈수록 더워지고 있지만, 이상기후에 대처하는 기상청의 준비는 미지근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최근 기상청에 '이상기후 통계 현황'을 요구했다. 이에 기상청은 폭염, 열대야, 한파, 일 강수량 80mm, 신적설량 5cm 이상 통계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다.

7일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자료가 이상기후에 대한 통계자료인가를 기상청에 문의했으나, '그렇지 않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상청 측은 이상기후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 분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기상청은 이상기후를 '기온, 강수량 등의 기후요소가 평년값에 비해 현저히 높거나 낮은 수치를 나타내는 극한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기상청이 내리는 '평년값에 비해 현저히 높거나 낮은 수치'는 상대적인 값을 나타낸다고 윤 의원실은 설명했다. 그러나 폭염과 열대야, 한파 등은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해당하는 절댓값이 있는 통계다.

윤 의원은 "한반도 기후 위기가 매우 빠른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실증적 숫자로 확인됐다"며 "그에 반해 기상청 조직이나 연구는 변화가 더딘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별도 전담조직도 없고 통계 또한 정확하게 관리되고 있지 못한 만큼, 전담 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과 예산 운용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