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과학, 경계선 무너졌다...이제는 융합시대

인간의 생명연장, 과거에 가능하지 못했던 기술, 수술법, 치료법 발견 난치성 희귀질환 연구 등도 협력, 의대생에게 공학 가르쳐

2022-11-16     김승섭 기자
연세대

(내외방송=김승섭 기자)의학과 과학이 융합되고 있다. 이른바 의·과학의 선이 무너지고 양측이 협력하면서 풀리지 못했던 과거에는 가능하지 못했던 기술, 수술법, 치료법 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KAIST나 UNIST, DIGST 등 과학기술원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경희대 등 의과대학들이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의 생명을 늘리고, 풀리지 않았던 유전자를 찾아내는 가 하면, 아예 의과대학에서 로봇수술부터, 인공지능, 공학을 가르치는 등 이른바 '의·과학'시대가 도래했다. 

한 예로 연세대 의과대학은 지난 11일 '연세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이하 사업단)을 발족했다.

연세대 의과대학 회의실에서 열린 발족식에는 연세대 서승환 총장, 성태윤 교무처장, 박승한 연구부총장을 비롯해 윤동섭 연세의료원장, 이은직 의과대학장, 이민구 사업단장 등이 참석했다.

16일 연세대 의대에 따르면 이번에 발족한 사업단은 의과대학 인재들을 의생명과학과 바이오산업 리더로 육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의사과학자(Physician-Scientist)란 의사 교육 과정을 밟거나 마친 인재가 이에 기반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를 뜻하며, 최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의사과학자들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면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연세대는 현재 의학 교육 전주기에 걸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의과대학생들이 생명과학·인공지능·공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또 석산·연세 장학사업을 통해 의사 자격 취득 후 과학기술 분야 박사과정(MD-PhD)을 지망하는 학생을 미리 선발하고 있다. 

전공의 대학원생 가운데 전문의 취득 후 과학기술 분야 박사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융합형 의사과학자 지원사업'을 통해 연세대 공과대학, 생명시스템대학, 약학대학, 이과대학과 함께 과학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매년 의대졸업생 및 전문의 취득자 중에서 신규 전일제 박사과정 학생 최대 10명을 선발해 기초생명과학, 의생명정보학, 의공학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MD-PhD 취득 후에도 독립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연수 및 중개연구교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발족한 사업단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해 연세대를 세계적인 의사과학자 양성의 성공 모델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민구 사업단장은 "의사과학자 양성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연세의대의 사명에 가장 부합하는 내용"이라며 "앞으로 의학계와 정부, 사회 각 분야에서 '선도적인 의과학 발전을 이루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고 의사과학자 양성 및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사례를 보면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기반 방사선 치료기기인 이토스(Ethos)를 도입했다.

이토스(Ethos)는 매일 환자의 콘빔CT 영상을 통해 종양과 주변 장기의 변화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실시간으로 치료 계획을 수정해 환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방사선치료 (adaptive radiotherapy)'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을 줄여 환자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기존 실시간 맞춤형 방사선치료의 경우 치료 시간이 길어져 환자의 불편함이 컸으나, 이토스는 실시간 치료 계획 수정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빠른 시간 내에 이뤄져 치료 시간 증가 없이 효과적인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대서울병원은 이토스를 도입한 뒤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지난 9월 중순부터 원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본격 치료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