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발달장애인의 진솔한 이야기...작지만 강한 울림
오는 23일까지 서울 중랑구청에서 열려 발달장애인 교육생들의 개성과 솔직함 담겨 진솔한 이야기에 누구나 공감...발달장애인과 화합하는 지역사회 꿈꿔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발달장애인들의 이야기가 작품으로 탄생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곁들여진 귀여운 그림들은 저절로 미소 짓게 한다.
지난 14일 '내외방송'은 서울 중랑구청에서 한창 열리고 있는 시화전인 '느린 목소리, 소곤닥소곤닥'에서 발달장애인들의 매력을 느껴봤다.
이날 교육생들과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은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줬다.
한파도 사르르 녹일 만큼 따뜻한 미소였다.
이 시화전에 전시된 작품들은 중랑구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이하 센터) 교육생 29명이 만들었다.
교육생 대표로 김진호씨와 김지원씨를 만나봤다.
진호씨는 '여행'과 '첫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썼다.
여행은 진호씨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이날 '내외방송'과 인터뷰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밖으로 나와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고,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해줬다.
그 중에서도 여름에 동해 바닷가로 피서갔던 여행이 가장 즐거웠다고 한다.
이어서 '첫사랑' 작품에 대해 소개를 부탁했다.
김진호씨는 "여자친구랑 같이 손 잡고, 걸어다니고, 데이트했던 경험이 생각이 났다"며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 첫사랑을 꼽은 이유를 알려줬다.
진호씨는 생각나는 것을 시로 적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해줬다.
"앞으로 센터에 큰 발전과 큰 힘이 있기를 바란다"고 앞으로의 바람을 전하는 진호씨다.
힘찬 목소리로 시를 읽어주는 지원씨.
지원씨는 나의 꿈과 미래에 대해 시를 써내려갔다.
많은 꿈 중에서 가장 되고 싶은 것이 뭔지 묻자 그녀는 "쿠키 만드는 요리사"라고 이야기해줬다.
김지원씨는 "버터 쿠키가 제일 맛있고, 주물주물 만들어서 먹으면 된다"고 알려줬다.
지원씨는 '중랑구 대탐험'이라는 제목으로 동네를 표현했다.
요일별로 자주 가는 명소를 알려주는 이 시에서 지원씨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물어봤다.
그녀는 '여기!'라고 외치며 중랑장미공원을 가리켰다.
그 순간, 지원씨가 입고 있는 빨간 외투와 붉은 장미꽃이 교차돼서 보였다.
끝으로 관람객에게 "많이 보러 와주세요~"라며 두 팔을 크게 벌려 이야기해주는 그녀다.
교육생들을 열심히 지도한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임수정 사회복지사는 이 시화전을 연 계기를 "발달장애인들이 우리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발달장애인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보면 재미있고 기발할 때가 많은데, 이 가치를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해줬다.
시화전 제목이 '느린 목소리, 소곤닥소곤닥'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보빈 사회복지사는 "발달장애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집중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느린 목소리'라고 정했고, 작은 목소리지만 집중해서 들으면 보인다는 점을 나타내고 싶어서 '소곤닥소곤닥'으로 선정했다"고 알려줬다.
'브레인 스토밍(아이디어 이끌어내기)'이 작품 탄생을 위한 첫 번째 단계였다.
교육생들은 자유롭게 단어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 후 , 교육생마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단어들을 선생님과 함께 5~10분 정도 브레인 스토밍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주제를 정했다.
이렇게 정한 주제는 이야기를 나누고, 구체화하면서 시로 만들어졌다.
수업을 지도하면서 발달장애인들만의 개성이 드러날 때도 있을 것 같다.
임 사회복지사는 "교육생들이 마음과 반대로 표현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할 때가 있다"고 말해줬다.
이어 "이 점이 시로 표현되면 정말 재미있다"고 이야기해줬다.
이 사회복지사는 발달장애인들의 표현법을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교육생들이 표현을 너무 많이 해주거나 적게 해줄 때는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대화를 통해 자신의 장점을 파악하면 글이나 그림, 동작 등으로 표현을 해줬기 때문에 시화전을 재미있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알려줬다.
앞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시화전을 보러 올 텐데, '관람 포인트'를 들어봤다.
시화전은 5가지 주제와 그림이 있다.
사회복지사들은 "나의 일상과 내가 사는 동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의 미래와 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교육생들이 표현하는 이야기를 관심있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
작품에도 숨은 이야기가 있다.
임수정 사회복지사는 "그림도 교육생들이 함께 참여했다"며 "언어 표현이 어려운 교육생들의 작품"이라고 설명해줬다.
이보빈 사회복지사는 "교육생마다 표현법이 다르기 때문에 개성을 알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면서 "교육생들이 직접 쓴 내용을 그대로 작품에 옮겼기 때문에 오타도 있을 수 있는데, 인간미를 느끼면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줬다.
끝으로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임 사회복지사는 "교육생들의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비장애인들과 전혀 다르지 않구나, 오히려 공감되는 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처럼 똑같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이 사회복지사는 "시화전 등으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며 "발달장애인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화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알려줬다.
발달장애인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오는 23일까지 이곳을 방문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