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자가면역질환 '루푸스' 유발하는 단백질의 정체

루푸스, 다양한 장기에 염증 일으켜...'천의 얼굴' 루푸스 신장염 환자, 대조군보다 '톤이비피' 더 많아 치료제 개발 시 큰 경제적 이득 발생할 것

2023-07-18     정지원 기자
사진은

(서울=내외방송) 우리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를 유발하는 단백질의 정체가 밝혀졌다.

루푸스는 정확한 원인이나 예후 예측이 힘든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피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에 염증을 일으켜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으로 불린다.

최근 5년간 루푸스 환자는 2019년 기준 2만 6000여명이며 치료제가 부족해 신약 개발 시 큰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권혁무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양재석 연세대학교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톤이비피(TonEBP)'라는 단백질이 루푸스와 신장염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8일 밝혔다.

대식세포

톤이비피 단백질은 고장성 환경(외부가 내부보다 더 높은 삼투압 상태)에서 삼투(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옮겨 가는 현상)조절물질의 발현을 조절해 신장 세포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면역 대사 스트레스에 관여해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촉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루푸스 신장염 환자의 신장에서 대조군 환자보다 톤이비피가 더 많이 발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톤이비피가 증가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단백질 면역조절제)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골수성세포에서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골수성 세포(면역세포의 일종)에서만 톤이비피를 줄였더니 루푸스 발병과 신장 손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대식세포(세포 찌꺼기 등을 집어삼켜서 분해)에서 사멸했거나 손상된 세포에서도 톤이비피 발현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식(食)세포작용을 막아 사이토카인을 만들어내는 엔에프-카파비(염증 반응에 핵심적인 역할)와 인터페론조절인자(유전자 발현에 관여)를 제어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발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톤이비피 단백질을 조절하면 루푸스 발병과 신장 손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왼쪽부터)유은진

권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톤이비피가 루푸스 발병 요인임을 확인했다"며, "이 연구는 발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키드니 인터내셔널(Kidney International)'에 최근 온라인 공개 및 출판됐다(논문명: Macrophage transcription factor TonEBP promotes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and kidney injury via damage-induced signaling pathw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