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6개월 이상 생계형 체납자 71만 세대

아파도 의료기관 혜택 못 받아...벼랑 끝 의료 위기

2023-10-09     박용환 기자
기사와는

(내외방송=박용환 기자) 지난해 '수원 세 모녀'처럼 월 5만 원 이하의 건강보험료조차 6개월 이상 못 낸 생계형 체납자가 무려 71만 세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돼 위기가구 위험 징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개월 이상 건강보험료를 장기 체납한 세대 수가 올 7월 현재 93만 1,000 세대로, 이 중 월 5만 원 이하의 보험료를 밀린 생계형 체납이 71만 세대에 이르러 전체의 76%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계형 체납 세대는 매년 증가 추세로, ▲2021년 68만 5,000 세대 ▲2022년 70만 8,000 세대 ▲2023년 7월 71만 세대로 올해에만 이미 작년 수치를 돌파했다.

이들 저소득층 세대의 체납 보험료는 8,995억 원으로 전체 장기 체납액 1조 5,031억 원의 60%에 해당한다.

또한 생계형 체납 71만 세대 중 75%인 53만 2,000 세대는 연 소득이 100만 원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계형 체납자 중 8만 2,720명은 건강보험 급여 제한으로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의 경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료가 체납돼도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는 제한이 없지만 나중에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에 제공한 보험급여만큼 체납자에게 환수하기 때문에 의료비 전액을 체납자가 부담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체납자의 경우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전혜숙 의원은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의료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며,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에 대한 국가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벼랑 끝 위기에 놓인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