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센서로 과일이 얼마나 잘 익었는지 알 수 있다

기존 상용분광기보다 1000배 축소...정확도·성능은 탁월 가시광선을 회절시켜 짧은 거리에서 빛을 넓게 분산 식음료 품질 검사는 물론 바이오·반도체 검사 분야 활약 기대

2023-10-24     정지원 기자
고체잠입회절판구조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겉으로 보기엔 빨갛게 잘 익은 사과지만, 과연 속까지 여물었을까?

그렇다고 일일이 잘라서 확인해볼 수도 없는데, 앞으로는 초소형 센서를 통해 알맞게 익은 사과를 잘 고를 수 있겠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정기훈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선(사람의 눈에 보이는 파장 범위)과 근적외선(적외선 중 파장이 가장 짧은 것) 분광(빛을 분석해 사진 등으로 표현)을 바탕으로 현장 진단에 적합한 고해상도의 휴대용 분광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고체잠입회절판구조

연구팀은 정확도와 성능이 저하된다는 소형 분광센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체잠입회절판구조'를 고안했다.

수 밀리미터 두께의 분광기(빛을 분산시키고, 카메라로 스펙트럼을 기록)로 들어온 가시광선이 석영(수정 광물) 속에 제작된 회절판(파동이 장애물 뒤쪽으로 돌아 들어가게 하는 판)을 거치며 짧은 거리에서 넓게 분산시키는 구조다.

또, 회절판과 굴절률이 유사한 렌즈를 접합해 분산된 및이 이미지센서에 평면 초점이 맺히도록 설계해 가시광선 모든 영역에서 균일한 분광분해능(파장이 접근한 빛을 2개의 스펙트럼선으로 분리할 수 있는 능력)이 가능하다.

마이크로분광기로

크기 또한 기존 상용분광기를 1000배 이상 축소(8mmX12.5mmX15mm)했으며 성능도 고해상도와 고감도(감도가 매우 뛰어남)를 나타냈다.

연구팀이 제작한 휴대용 분광센서를 과일의 표면해 부착해 성숙도를 예측하고, 실제 성숙도와 비교해봤더니 0.91 이상의 높은 상관계수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정기훈

정 교수는 "이 마이크로분광기는 식음료 품질 검사는 물론 현장형 검사와 진단이 필요한 농수산물과 헬스케어 분야뿐만 아니라 고속 품질 분석이 필요한 제약, 바이오, 반도체 검사 분야에서 정확하고 비침습적(관통하지 않는)인 분석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Fully Integrated Ultrathin Solid Immersion Grating Mircospectrometer for Handheld Visible and Near-Intrared Spectroscopic App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