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도파민, 파킨슨병 치료 해결책 될까?
도파민 시냅스, 흥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 함께 분비 도파민 분비량 줄어들면 파킨슨병·ADHD·조현병 유발 파킨슨병 초기 동물, GABA 빠르게 감소...뇌질환 조기 발견 가능성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우리가 감정을 느끼고,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물질 '도파민'이 뇌질환 조기 발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김재익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도파민 시냅스(신경세포를 연결하는 부분)가 도파민뿐 아니라 신경세포가 과하게 흥분하는 것을 막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GABA'를 전달할 수 있으며 억제성 시냅스와 유사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으로 체내에서 감정과 운동 신경을 조절한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행복과 성취감, 쾌락과 보상감 등의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자극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마약 중독을 예로 들면, 마약을 투약하면 도파민 분비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행복감과 각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도파민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분비량이 줄어들면 파킨슨병(퇴행성 뇌질환)이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 조현병(망상, 환청 등이 나타나는 정신질환) 등이 발병하게 된다.
연구팀은 도파민 시냅스 분자들을 분석했을 때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γ-aminobutric acid)'를 전달할 수 있으며 억제성 시냅스(흥분이 도달하면 억제성 물질 분비)의 특성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억제성 시냅스를 생성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시냅스 접착 단백질인 NL2를 제거했을 때 도파민 시냅스의 수가 감소했다. 동물 실험 결과, 파킨슨병 초기 단계에서 GABA가 빠르게 감소했으며 도파민 시냅스의 사멸이 촉진되는 것이 확인됐다. 반대로 GABA를 다시 보충하면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억제성 시냅스의 속성이 도파민 시냅스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앞으로 도파민 시냅스의 새로운 속성을 추가 연구해 파킨슨병 등 도파민 관련 뇌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최근 공개됐다(논문명: GABAergic-like dopamine synapses in the b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