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물질' 막는 슈퍼 필름..."페인트처럼 손쉽게"

원자핵, 안정화 위해 붕괴...방사선 방출 양성자·중성자 수 비율 깨지면 원자핵 불안정...'중성자' 차단 관건 중성자 흡수하는 탄화 붕소와 나노물질 합성

2023-11-09     정지원 기자
사진은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3차 방류가 개시된 가운데,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방사능은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원자핵이 붕괴되고, 전자기파나 입자 등 방사선을 방출한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의 수의 일정한 비율 깨지면 불안정해져 안정화되기 위해 결국은 붕괴되고, 방사선이 방출된다.

방사성 물질에 장시간 노출돼 체내에 쌓이게 되면, DNA에 문제를 일으켜 암이나 혈액 질환 등을 유발하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방사선에 포함된 중성자는 전하를 띠지 않아 물질 투과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 노출될 경우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하면서 에너지가 높아져 예측하지 못한 현상을 유발한다.

중성자가 원자핵 바깥으로 노출되면 자유중성자가 되는데, 매우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다른 물질의 원자핵 속으로 들어가려는 것이다. 따라서, 방사성 물질 생성과 안전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중성자를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권순용 반도체 소재·부품대학원 및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방사선에 포함된 중성자를 막을 수 있는 차폐막(특정 구역을 격리시키는 막)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개발된 차폐막은 넓은 면적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가볍고 유연할 뿐만 아니라 기존 물질보다 1000배 이상 얇고, 페인트를 칠하듯 다양한 표면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맥신-탄화 붕소 복합체'를 활용해 필름 형태인 차폐막을 만들었다.

연구팀이

2차원 나노물질 '맥신'과, 모체인 '맥스'를 합성했고, 중성자를 흡수할 수 있는 탄화 붕소를 잘게 쪼개 맥신층 사이에 삽입하는 기술을 고안해낸 것이다.

이 차폐막은 매우 작은 기포 구멍이 치밀하게 나 있어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혼합 구조체 제조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차폐막을 씌운 나일론 복합체를 2만 번 이상 굽히는 실험에서도 98%까지 원형을 유지해 안정적이었다. 적은 양의 탄화 붕소를 사용해도 높은 중성자 차폐율(30mg 사용 시 40%)을 보여 우수성이 입증됐다.

(왼쪽부터)권순용

권 교수는 "이 기술은 맥신 소재 코팅기술의 가능성을 확장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형, 석시현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Robust 2D layered MXene matrix-boron carbide hybrid films for neutron radiation shiel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