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녹지 촬영한 인공위성 영상, '경제 지표' 추정할 수 있다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각 나라의 건물과 도로, 녹지를 촬영한 인공위성 영상으로 경제지표를 추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지구촌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차미영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과 김지희 기술경영학부 교수 연구팀 등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주간 위성영상으로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법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가 무료로 운영하는 센티넬-2 위성영상을 활용했으며 위성영상을 6㎢씩 구역을 나눠 각 구역마다 건물과 도로, 녹지 등의 시각적 정보를 인공지능 기법으로 수치화했다.

시각적 정보 분석을 인공지능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협업을 통해 성능을 높였다.

인간이 위성영상을 보고 경제 활동의 많고 적음을 비교하면 기계는 비교 내용을 학습해 영상 자료마다 경제 점수를 부여하는 '인간-기계 협업 알고리즘'이다.

연구팀은 통계 데이터가 부족한 지역까지 경제 분석 범위를 확장했으며 ▲북한 ▲네팔 ▲라오스 ▲미얀마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 세밀한 경제 점수를 공개했다.

예를 들어 북한은 대북 경제제재가 심해진 2016~2019년 사이 평양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제 발전이 더욱 집중됐고, 도시와 농촌 간 격차도 심화됐다.

외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설치한 관광경제개발구에서는 새로운 건물 건설 등이 나타난 반면, 전통 공업이나 수출 경제개발구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를 통해 제시한 경제 지표는 인구밀도와 사업체 수 등 사회경제 지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저개발국가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의 연간 변화를 탐지할 수 있어 국제사회가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 중에서 '빈곤 종식'과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 교수는 "전산학과 경제학, 지리학이 융합된 이번 연구는 범지구적 차원의 빈곤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재해재난 피해 탐지,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 등 다양한 국제사회 문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측정한 지표가 여러 국가의 정책 설계와 평가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한 모델 코드를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양현주 서강재 경제학과 교수와 박상윤 홍콩과기대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안동현 KAIST 전산학부 박사과정과 양재석 싱가포르 국립대 지리학과 박사과정이 공동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A human-machine collaborative apporach measures economic development using satellite imag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