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사망 2주 만에 장례식, 수천명 추모

푸틴 비난하는 구호 외쳐, 크렘린궁 "무허가 집회는 위법" 입장만

2024-03-02     임동현 기자
1일(현지시간)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 2주 만인 1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지지자들의 추모 속에 영면에 들었다.

나발니의 장례식은 그가 생전에 살았던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의 한 교회에서 엄수됐으며 삼엄한 경찰의 감시 속에 수천 명의 추모객들이 교회 주변에 모였다. 이들은 나발니의 관을 향해 나발니의 이름을 소리높이 외쳤고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 ", "푸틴은 살인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나발니는 지난달 16일, 수감 중인 시베리아 교도소에게 갑작스럽게 사망했으며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나발니의 어머니 류드밀라 나발나야가 러시아 정부가 시신을 인도하지 않으면서 "비밀 매장을 강요당했다"고 폭로했고 호소 끝에 지난 24일 시신을 인계받았다.

장례식에는 나발니의 부모가 참석해 마지막 인사를 했지만 이틀 전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한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와 미국 유학 중인 딸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율리아 나발나야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하늘에 있는 당신이 날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할게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율리아는 나발니 사망 후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 새로운 야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입국 시 체포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편 나발니 추모 열기 속에서도 크렘린궁은 "허가받지 않은 모든 집회는 위법"이라며 시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으며 인권 단체들은 경찰 체포에 대비해 여권과 작은 물병을 챙길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