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세계 최초 헌법에 '낙태의 자유' 명시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 마크롱 "프랑스의 자부심,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

2024-03-05     임동현 기자
헌법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의 자유'를 명시했다. 

프랑스 의회는 4일(현지시간) 파리 베르사이유궁전에서 회의를 열고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찬성 780표, 반대 72표로 가결 처리했다.

프랑스 상원과 하원 합동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면 유효표(852표)의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하는데 이날 찬성표는 의결 정족수(512명)를 훨씬 넘어섰다.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프랑스 헌법 제34조에는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앞서 프랑스는 1975년 낙태를 전면 허용한 바 있다.

투표 결과 발표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SNS를 통해 "프랑스의 자부심,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며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헌법 국새 날인식'을 공개적으로 열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2022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약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후 낙태권을 헌법에 넣는 개헌안 논의가 시작됐고 2022년 11월 하원에서 낙태할 '권리'를 명시한 의원 발의 개헌안을 승인했지만 상원이 '권리'를 '자유'로 수정한 안을 통과시키면서 양원 합의에 실패, 개정에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낙태할 자유 보장'이라는 문구로 개헌안을 발의했고 결국 양원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