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보물 '서직수 초상' 등 새로 전시
故 이건희 회장 기증 '임진진찬도' 등 서화 7건 첫 공개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22일부터 조선시대 그림과 글씨 24건 36점을 서화실에서 새로 전시한다.
새로 전시되는 작품은 김홍도와 이명기가 함께 그린 <서직수 초상>을 비롯해 2021년 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임진진찬도>, 2022년 구입한 <한성부 관리들의 모임> 등 처음 공개하는 서화 7건이 포함되어 있다.
먼저 보물 <서직수 초상>은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 이명기가 얼굴을, 김홍도가 몸체를 그린 합작품이다. 이 초상의 주인공인 서직수(1735~1811)는 1765년 진사시에 합격했지만 관리로 대성하기보다는 문학과 예술을 가까이 한 인물이다.
<서직수 초상>은 정조 어진 제작에 참여할 정도로 초상화 실력이 뛰어났던 두 화가의 기량이 발휘된 걸작이라는 점 외에도, 서 있는 전신(全身) 초상화로 그려진 점, 흑백의 강한 대비와 버선발을 드러낸 파격성, 서직수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남긴 평가 글 등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들이 많다.
서직수는 이 초상화를 보고 "이름난 화가들이지만 한 조각 정신은 그려내지 못했다"면서 "내가 산 속에 묻혀 학문을 닦아야했는데명산을 돌아다니고 잡스런 글을 짓느라 마음과 힘을 낭비했구나"라며 내면의 수양에 매진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일찍 찾아온 더위를 식힐 정도로 시원함이 돋보이는 그림들도 전시된다. 김홍도와 함께 활동했던 화원화가 이인문의 <소나무 아래 더위 피하기>는 계곡 옆 소나무 아래에서 한가로움을 즐기는 사람들을 그린 그림이며 <소나무 숲 계곡에서의 담소>는 계곡 물소리의 청량함이 느껴질 정도로 속도감 있는 물의 흐름 묘사가 뛰어나다.
또 19세기 화원화가 이한철의 <바위에 기대 물을 바라보다>는 고요히 계곡물을 바라보는 '물멍'을 연상시키며, <고기잡이의 즐거움>은 시냇물에서 큰 고기를 잡아 기뻐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처음 공개되는 <임진진찬도>는 1892년(임진년)에 열린 고종 즉위 30주년과 41세를 경축하는 궁중행사를 그린 8폭 병풍이다. 이 작품은 현재 유일하게 전하는 <임진진찬도>로 고종 당시 왕실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과 궁중 행사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한성부 관리들의 모임>은 16세기 중반 한성부 5부 소속 참봉(종9품)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문인들의 모임을 그린 그림)으로 한성부 관원 계회도로서는 처음 알려진 사례다.
전시는 오는 8월 4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