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내 골치거리 '비둘기'...'버드 스파이크' 등 유입 방지책 도입

최근 1년간 비둘기 불편 민원 131건...교통공사 야생 조류 보호하며 문제 해결 나서 해외의 경우 '비둘기 불임 사료' 등 활용

2024-05-13     이수현 기자
비둘기(사진=픽사베이)

(내외방송=이수현 기자) 서울지하철이 역사 내 비둘기 유입을 막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비둘기로 인한 불편 민원이 증가하자 최근 합정역은 '맹금류' 사진, 신도림역은 대합실에 비둘기의 천적인 '황조롱이' 모형을 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교통공사)가 비둘기 유입을 막기 위해 내놓은 아이디어였다.

현재 교통공사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 내 비둘기 등 야생조류 유입 차단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비둘기로 인한 불편 민원 건수는 총 131건으로 주로 비둘이가 역사 안에 있으므로 처리를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역사는 비둘기 유입 건수가 많은 ▲합정역 ▲신도림역 ▲왕십리역 순이었다.

비둘기가 많이 유입되는 원인으로는 역사가 한강으로부터 3km 이내에 있으며, 고객들이 무심코 흘리는 빵부스러기 등과 같은 먹이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역사 내 비둘기 유입은 단순 불편에 그치지 않고 안전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실제 2022년 4월 신도림역에서는 머리 위로 날아오는 비둘기를 피하려고 고개를 숙이다 게이트 모서리에 부딪혀 눈 부위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2021년 8월에는 4호선 노원역 내 조가선에 앉은 비둘기 퇴치 작업 중 청소용 밀대가 접촉돼 전차선이 단전되고 중대 재해가 발생할 뻔한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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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교통공사는 야생조류 유입을 차단하고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해 상계역과 도봉산역 등 5개 지상 역사에 '버드 스파이크'를 우선 설치했으며, 조류 유입이 잦은 지상 역사에 단계적으로 그물망 및 버드 스파이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35개 지하 역사 출입구 인근에 조류기피제와 함께 특정 역사에는 음파퇴치기 등을 시범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야생 조류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 뿐 아니라 야생 조류를 보호하기 위한 방지 장치도 설치한다. 이를 위해 유리로 된 출입구 캐노피에 빈빈하게 충돌하는 야생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우선 4개역 8개소에 조류 충돌 방지시설을 시범 설치했고, 오는 7월까지 18개역 24개소에 추가 설치하고, 이후 214개역 630개소에 단계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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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비둘기로 인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비둘기 불임 사료'를 통해 개체 수를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고, 독일은 비둘기집을 설치하고 비둘기가 알을 낳으면 알을 빼내고 플라스틱 인공알로 교체해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실정이다.

백호 사장은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역사 내 비둘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공사에서도 다각적으로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시민들도 모이를 주거나 역사 주변 음식물쓰레기를 방치하지 않는 등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