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서 보기' 2024 부산비엔날레 16일 개막
32개국 62작가 참여해 '어둠'에서 새로운 방향 모색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를 주제로 진행되는 2024 부산비엔날레가 오는 16일 오후 5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20일까지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이는 32개국의 62작가/팀(78명)이 참가하며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과 원도심에 위치한 부산근현대역사관의 금고미술관, 한성1918 그리고 초량의 주택을 개조한 전시장 초량재 등 총 4개의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주제인 '어둠에서 보기'는 우리가 처한 곤경, 어두운 역사, 알 수없는 곳을 항해하는 두려움 등 혼란 속에서 대안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부산현대미술관 입구에는 대형 송신탑 작품이 세워진다. 미디어 아티스트 조 네이미는 높이 8m의 대나무 구조물에 매달린 빈티지 스피커를 통해 성장과 치유를 위한 새로운 소리와 꿈을 라디오 전파 리믹스로 송출한다.
로비를 지나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카를라 아로차 & 스테판 슈라넨의 출품작 <말벌집>을 만날 수 있다. 도둑, 해적, 침입자, 혹은 말벌처럼 도덕적으로 모호한 존재들을 담아내는 연작 <약탈자> 시리즈 중 하나로 플렉시 글라스로 제작된 창문 형태 조형물 수백 개가 조도와 변화를 포함한 여러 변수를 흡수하여 전시장 공간을 집어삼켜 불안감을 조성한다.
또 지하 전시장에는 가나에서 활동하는 트레이시 나 코우쉬 톰슨 작가가 가나의 주요 음식인 와케와 한국의 전통 음식인 배추김치를 섞어 환경적 요인에 따라 특정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각각의 물질들의 성질을 가시화한다.
2층 전시장은 지난 2004년 부산비엔날레 출품을 마지막으로 유명을 달리한 故 박이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생전에 남겨 놓은 스케치를 바탕으로 재제작한 작품 <무제(오늘)>은 전시장 바깥에 설치된 두 대의 감시 카메라와 전시장 내부의 프로젝터가 연동된 작품으로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잡는다.
부산근현대역사관 지하 금고미술관에서는 차지량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꾸며진 개인적인 공간에서 선보이는 이번 작품 <보이는 모든 것에 무지개가 있는 것처럼>은 작가 개인이 경험한 꿈과 깸 사이의 현상을 나타내는 다층적 시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사운드 프로젝트 특화 전시장으로 조성된 한성1918에서는 전시 개막을 기념하는 프로그램들이 이어진다. 1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참여작가 니카 두브로브스키가 참여하는 강연과 토론 세션이 펼쳐진다.
캐나다 출신의 블로거 코리 닥터로와 해적질과 관련된 창조적 공유,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보호, 정보 투명성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현장에 참여한 관객들과 토론을 나누게 되며, 2024부산비엔날레의 개막을 위해 한국을 찾은 많은 참여작가들이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직접 디제잉 공연을 선보인다.
근대의 생활상을 간직한 초량의 주택 전시공간인 초량재에는 동시대의 재앙에 대한 정유진 작가의 작품을 주목할 만하다. 유토피아와 정반대를 상징하고 재난의 시작을 안내하는 지구본이 산산조각 난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연계 프로그램도 주목된다. <어둠 속에서 잡담>은 담화, 아티스트 토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여작가 송천, 이시카와 마오, 스테파노 하니 with 준 리 등이 참여한다.
<어둠 속의 연주>에서 참여작가 린 치-웨이, 레인 와에라, 라즈야쉬리 구디가 펼치는 퍼포먼스는 8월 17, 18일 양일간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되며, 별도의 신청 없이 현장에서 바로 참여 가능하다.
한성1918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드 B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디제잉으로 구성되었으며 무료로 공개되어 관심이 있는 누구나 언제든지 방문해 공연을 만끽할 수 있다.
워크숍으로 구성된<어둠 속의 탐구>는 한국의 홍이현숙 작가의 작품에 직접 참가해 어둠 속에서 감각을 깨워보거나 방글라데시의 전통 디저트를 나누어 먹는 <신니 나누어 먹기>, 이란과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골록흐 나피시 with 아마달리 카디바 작가와 함께 작품 완성하기 등이 있다. 어린이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수제 악기 만들기>는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부산의 정체성과 도시 풍경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여객선을 활용한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부산에서 일본 오사카를 왕복하는 대형 크루즈선 내에 레인 와에라, 차지량, 골록흐 나피시 with 아마달리 카디바, 창 원-스완 and 라이팅팩토리 X RRD) 등 총 4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선내의 라운지와 로비 등 다양한 공간에 작품이 설치되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 작품도 상영된다.
이 밖에도 현장에서 참여 가능한 정기 전시해설과 어린이 대상 쉬운 말 전시해설, 수어 전시해설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