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긴급재난문자'만 도착했다면 폭우 사망 예방 가능했단 분석 제기돼

현재 수도권·경북권·전남권만 운영돼...전국 확대까지 예산 및 전담인력 확충 관건

2024-09-23     박용환 기자

(내외방송=박용환 기자) 올해 7월 충남 논산에서 발생한 엘리베이터 침수 사고 당시 호우 긴급재난문자(CBS)가 발송됐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충청권 등 재난문자 미운영 지역에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늘고 있는 만큼 재난문자 확대 시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주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받아 오늘(23일) 발표한 'CBS 호우 피해사례 분석자료'에 의하면 지난 7월 10일 오전 2시 52분경 논산에서 발생한 엘리베이터 침수 사망사고 23분 전에 해당 지역에 내린 비가 이미 기상청의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을 충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논산에 CBS가 일찍 발송됐다면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같은 날 충북 영동군에서도 폭우로 저수지가 범람해 7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영동군에 내린 비가 CBS 발송 기준에 도달한 시각은 오전 4시 28분으로, 최초 사고가 접수된 오전 5시 27분보다 1시간가량 앞선 시점이었다.

이에 CBS가 발송됐다면 최소 1시간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현재 해당 서비스를 정규·시범운영하는 곳은 수도권·경북권·전남권 단 3곳에 불과해 사고가 발생한 충청권은 재난 문자 발송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CBS는 기상청이 직접 발송하는 재난문자로 ▲시간당 50mm 이상의 비가 오면서 누적 강수량이 90mm ▲시간당 누적 강수량이 72mm에 도달한 때 발송된다. 알림은 40dB의 경고음과 진동으로 전달된다.

CBS는 기상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하는데 큰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8월 12일 기준 현재 CBS를 운영하는 지역(수도권·경북권·전남권)에 자연재해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0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전남권 1명 사망 ▲경북권 26명 사망, 실종 2명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반면 CBS를 운영하지 않는 지역 중 올해 충청권에서만 폭우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이에 CBS의 발송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CBS 수도권 시범운영 이후 올해 5월부터 전국 단위로 시행하기로 했지만 예산확보와 전담인력 확충문제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주영 의원은 "7월 10일 당일 논산과 영동에 호우 긴급재난 문자가 제때 발송됐다면 골든타임을 확보해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최근 국지성 호우·야행성 폭우 등 기존과 다른 이상기후 현상들이 전국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만큼, 재난 문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난 문자는 실제 관측된 강수량을 바탕으로 호우에 대한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만큼 생명을 구하는 알람과도 같다"며, "해당 서비스가 전국단위로 확대될 수 있도록 예보 숙련도가 높은 CBS 전담 인력확보도 시급하다"고 신속한 사업 확대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