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전하는 말] 구름이 해를 가린다해도...

2025-01-02     임동현 기자
구름에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2025년 1월 1일. 새해 첫 해돋이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서울 성북구 개운산을 찾았습니다. 원래는 '해맞이 행사'가 열리기로 했지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이기에 행사는 취소가 됐습니다. 전보다 사람들이 덜 올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여유있게 왔는데 아뿔싸, 이미 많은 분들이 모여있네요.

아무리 힘든 시기라고 하지만 새로운 해를 맞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간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희망이 그만큼 더 필요한 때이니 말이죠.

그런데 올해는 아쉽게도 첫 해를 보지 못했습니다. 구름이 둥근 해를 가렸기 때문입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았을 거야'라고 기대했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 해맞이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8시 20분이 조금 지나니 구름 사이로 해가 잠깐 보이는 듯 했지만 이미 해는 뜬 상태였고 우리가 바라던 일출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를 포함해 그 시간까지 자리를 지켰던 분들은 몇 컷이라도 사진을 남길 수 있었지요.

살포시

그렇지만 1월 1일의 해는 분명히 떴고 아침은 환하게 밝았습니다. 사이사이 파란 하늘이 보이고 주위는 점점 환해지고 밝아졌습니다. 새아침이 온 것입니다. 구름이 해를 가렸다고 하지만 그 구름이 아침이 오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어느 분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뭐 오늘 못 보면 내일 보면 되지. 모레 봐도 되고. 어차피 해는 계속 뜨잖아. 상관없어".

맞네요. 해는 내일도 모레도 뜹니다. 아침은 내일도 모레도 옵니다. 구름이 해를 가려도, 심지어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 해가 완전히 가려져도 아침은 오고 날은 환해집니다. 그건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자연의 섭리니까요. 

어둠은

지금 우리는 '한 줌'도 안되는 어둠의 세력들이 국민들의 눈에서 해를 가리려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179명의 선량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참사로 우리는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그러나 어둠의 세력이 해를 가린다고 해서 아침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날이 계속 어둠 속에 빠지는 것도 아닙니다. 구름 사이로도 햇빛이 비치고 아침은 해가 가려져도 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지요. 그건 '자연의 섭리'입니다. 어둠은 사라집니다. 슬픔은 사라집니다.

2025년 1월 1일, 구름 사이로 비친 2025년의 첫 해가 이 말들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첫 해맞이는 못했지만 첫 '깨달음'을 얻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