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 우수작 3편 선정

대상 '역행기' 내년 명동예술극장 공연

2025-01-09     임동현 기자
2024년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국립극단이 창작희곡 공모를 통해 3편의 우수 작품을 선정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발표된 2024년 창작희곡 공모 수상작은 대상을 받은 김주희 작가의 <역행기>와 우수상을 받은 배해률 작가의 <야견들>, 윤지영 작가의 <그라고 다 가불고 낭게> 등 3편이다.

1957년 시작된 국립극단 창작희곡 현상 공모를 시작했고 <딸들, 연애 자유를 구가하다>(하유상, 1957), <가족>(이용찬, 1957), <만선>(천승세, 1964) 등 극단의 주요 레퍼토리 작품을 발굴하면서 신인 극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지만 현상 공모 외 창작극 개발 방식을 다양화하면서 2008년까지 진행됐다가 지난해 15년 만에 부활했다.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 심사위원회는 “포스트 드라마의 시대, 현실의 급박한 전개가 드라마를 압도하는 시대 속에 희곡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희곡이 삶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언어로 여전히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상식이 전도되고, 폭력이 농담같이 가해지고, 대화가 모욕받는 시대에, 인물들을 고집스럽게 대화로 연결 짓는, 대화의 연결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게 하는 희곡들을 만났다”라고 총평했다.

대상작 <역행기>는 8년째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던 잉여인간 '이슈타르'가 삶을 끝내기로 마음먹을 때 지하세계로 역행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은 지상의 여성이 시간과 공간을 역행하는 걸음에 신화적인 외연을 부연해 급속도로 성장했던 한국 사회가 수 세대 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사회적 문제를 드러낸다. 이 작품은 올해 낭독회와 작품 개발 과정을 거친 뒤 내년에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우수상 수상작인 <야견들>은 1938년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뽀이'로 태어났지만 '모던걸' 차림으로 사는 한 인간이 폭력에 대항하는 과정을 유머와 함께 그렸으며 <그라고 다 가불고 낭게>는 '여수 순천 10.19 사건'을 모티브로 작가의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에서 출발해 상실과 우수를 전하면서도 우리 시대에 절실한 치유의 시간을 선사하는 이야기다.

국립극단 창작희곡 현상 공모는 대상 3,000만원, 우수상 각각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올해 2회차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