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정 칼럼] 욕망의 왜곡이 빚은 슬픈 만로
모든 사람들은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하며 삶을 영위한다. 또한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하기 싫은 일도 마다 않고 개미처럼 일만 하며 열심히 성취한다.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지속적인 생명의 유지를 위해서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하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내며 산다. 돈이 너무 없으면 사실 사는데 불편한 것은 맞다. 그렇지만 너무 지나치게 많은 것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욕구에는 자신의 그릇에 맞는 적정선이 있어야 한다.
욕구는 대상이 있기 전부터 존재했고 욕망의 궁극적인 대상은 존재하지만 그 대상보다 더 좋은 것이 생기면 바뀌기 때문에 욕망은 짧은 만족과 기나긴 불만족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은 자신을 보존하고 확장하는 자기 쾌락의 본질이기 때문에 욕망함으로 행복할 것이라고 갈망하는 가상은 한순간의 무지개이다. 또한 욕망의 왜곡으로 욕망의 크기를 키우면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칸트는 “욕망에서 비롯되는 행동은 자유로울 수 없으며 자유는 단지 이성적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고 방종을 경고했다.
욕망의 끝을 달리는 바쁜 일상의 노예로 추락하는 불행한 삶을 만드는 어리석음은 자기관리가 안 되고 절제를 모르는 삶으로 허우적거리다가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주위에서 보면 너무나 억울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지난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더욱 풍요롭지만 행복한 모습은 엷어졌다. 풍족한 만큼 복잡한 사회적 여건에 만족하지 않았고 내 친구와 이웃을 비교하며 경쟁 속에 이기적인 갈등을 심화시키는 사회로 전락하여 날 선 말투와 욕설이 난무하는 혼탁한 사회를 만들고 있었다.
괴테는 “욕망에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듯이 진정으로 자신이 뭘 원하는지 무엇을 채워야 옳은지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가진 것(돈, 명예, 권력)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며 쫓는다. 또한 자기 자신이 그들에게 뒤처지고 불행하다고 느끼며 헉헉대며 무지개 만을 쫓는 허덕임으로 불만과 곤고함 만이 가득한 피폐한 삶을 종종 볼 수가 있다.
심리상담을 통한 예를 보면,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만을 보호하고자 하는 욕망이 커서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자신만을 위하는 마음이 가득하여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이 든 어른의 한탄하는 소리를 들었다. 노인은 열심히 성실하게 앞만 바라보며 살아왔는데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고 자식들도 찾아오지 않으며 주변의 사람들도 외면하여 외롭다고 하였다. 그는 돈벌이에 치중한 나머지 자녀교육 또한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그 어른의 삶은 돈은 모았으나 쓰는 방법을 모르고 남들에게 신세를 졌어도 고마운 마음을 전달한 적은 없고 돈이 나가는 것을 큰일이라도 난 듯이 한 푼도 쓸 줄 모르고 살았다. 결국 자식들에게 여러 채의 집을 고생도 안 하고 부모한테 불효한 젊은 자식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억울해하며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한 어른은 젊은 시절 아내가 생활비를 쓰는 것도 일일이 체크하며 잔소리로 일관하여 아내가 견디다 못해 자식들 셋을 두고 결국 집을 나가버렸다고 한다. 처음에 집을 한 채 사면서 그 기쁨은 세상을 얻은 듯이 기뻤다고 한다. 돈을 모으는 것이 인생의 전부였다. 자신이 이뤄놓은 것이기에 한 푼도 안 쓰고 모으기만 했고 돈을 쓰게 되면 화가 나고 어렵게 살았던 설움이 복받친다고 했고 자식들에게도 돈에 대해 몹시 인색하게 굴었다.
아버지의 돈 집착에 못 견딘 자식들 또한 성장과 동시에 각자 집을 등지고 가출을 하였다. 돈을 움켜쥐고만 있고 살가운 말을 할 줄 모르는 아버지에게 찾아오지도 않아 방치된 상태로 홀로 구질스럽게 살던 노인에게는 외로움과 갖가지 지병으로 병을 얻었고 지루함의 연속이 우울증까지 동반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린고비로 소문은 나 있고 입에서는 부정적인 말만 달고 사는 인생의 주변에는 아무도 찾아오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번 코로나의 후유증으로 고인이 되었다. 쓸쓸한 장례식은 노인이 생전에 찾아오지도 않았던 자식들만 재산을 물려받으려 와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끝없는 돈에 대한 집착과 욕망으로 움켜쥐고 베풀 줄 모르는 삶에서 저승에 돈을 가져가는 것도 아닌데 끊임없이 모으기에만 집중한 것이다. 어리석은 욕망의 왜곡된 삶이 죽음을 부른 욕망의 끝자락을 볼 수 있었다.
두 노인의 비슷한 삶이 그동안 신세 졌던 사람들을 챙기면서 더 즐겁게 오래 살 수 있었던 자신의 삶을 옥죄면서 돈 모으는 데 만 집중한 것이 안타깝다. 끝없는 욕망의 왜곡된 삶에서 집이 몇 채에 월세가 매월 들어오는 편안한 노후가 구질스럽고 주변 사람들의 지탄을 한 몸에 받으며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잘못된 불쌍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사람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끝없는 욕망의 왜곡과 집착으로 점철된 삶은 미래가 힘들어진다. 그 원리를 미리 알고 더 나은 다른 면도 살펴보는 혜안과 지혜로 감사가 넘쳐나는 풍요로움을 맛보는 삶이 진정한 욕망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를 바란다.
● 김서정 박사
- 시인
- 상담심리학 박사
- 『작은 영웅의 리더십』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