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호응과 '북튜버'의 등장, 디지털 시대 독자도 진화한다"
출판문화학회 정기학술대회 성료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사단법인 출판문화학회(회장 한주리)가 지난 20일 제35회 정기학술대회를 서울 인쇄문화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디지털 전환과 독자의 진화'를 주제로 오디오북 서비스, 유튜브 도서 홍보 콘텐츠 관련 논의와 함께 한국과 중국의 독서진흥 정책을 살피는 시간도 함께 마련됐다.
한주리 출판문화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디지털 전환과 독자의 진화'를 주제로 다각도로 논의하며 여러가지 고민과 변화를 모색하는 자리"라고 대회를 소개하면서 "학회의 위상을 높이고 활성화하는, 그 시작을 알린다. 여러분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희재 네이버 오디언소리 대표와 김동혁 서일대학교 미디어출판학과 교수가 공동 연구한 '오디오북 서비스 이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가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장희재 대표는 20~40대 오디오북 이용자들이 오디오북을 긍정적으로 본 이유를 이용의 용이성, 경험(즐거움과 재미), 가격의 효용성으로 제시하면서 "이용자들이 쉽고 친숙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이용과 경험이 즐거울 때, 가격이 합당하다고 느꼈을 때 초기신뢰 수준이 높아진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장소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시각적 피로도를 덜어주며, 멀티태스킹의 장점을 가진 오디오북이 새로운 독서 방법으로 흥미롭게 느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와 해외의 서비스 플랫폼 현황, 오디오북 플랫폼 AI 사업 현황 등을 소개하면서 "사용자 맞춤형 AI 음성 서비스와 AI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다.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을 강화하고 콘텐츠 몰입도를 높이는 핵심요소이며 앞으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플랫폼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안은지 연구자는 이른바 '북튜버'를 낳은 유튜브 도서 홍보 콘텐츠를 중심으로 인플루언서의 신뢰도가 정보채택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안은지 연구자는 유튜브 도서 홍보 콘텐츠의 특징을 '유희성(재미, 유쾌함 등), 간결성(짧은 시간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도), 충분성(콘텐츠 내용의 다양성과 풍부함)'으로 분석하고 인플루언서 속성 구성 요인으로 '전문성(타당한 주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소비자가 판단), 매력성(친숙도, 호감도), 진실성(객관적이고 솔직함)'을 꼽으면서 "유희성, 간결성, 충분성 모두 의미있는 영향을 미쳣고 전문성과 진실성은 정보의 신뢰성을 높여 소비자 구매결정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인플루언서 매력성은 본 연구에서는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이는 도서 콘텐츠 특성상 뷰티, 광고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플루언서 동일시 등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도서 자체의 내용이나 작가의 신뢰성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이건웅 서일대학교 미디어출판학과 교수는 중국의 출판산업 규모와 더불어 '문맹퇴치운동', '전국민독서촉진조례' 등 독서율을 높이기 위한 중국의 정책들을 소개하면서 "기술 발전과 교육정책, 사회적 변화에 따라 독서율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당시 강제로 서점의 문을 닫게 한 후 도서 유통 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되면서 만들어진 '열독X포럼', 인터넷 디지털 도서관 구축으로 디지털 출판 성과와 공공 문화전파의 결합을 구현하게 한 '서향중국', 심야 시간대 낮은 시청률에도 고전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독서를 진흥하는 중국 방송 등을 예로 들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중국의 독서 촉진을 뒷받침하고 있다. 디지털 매체의 확산과 독서 장려 정책이 결합하면 독서율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오디오북'과 '유튜브를 통한 도서 홍보의 영향력' 등 디지털로 진화된 출판 현실을 분석한 젊은 연구가들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사용 연령이 아직 제한되어 있다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의견을 조사에 반영하기 어려웠고 장르별 조사 등도 필요할 것이라는 숙제도 주어졌다.
한편 출판문화학회는 이날 학술대회에 이어 추계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며 '대학생 출판콘텐츠 공모전'을 통해 출판 인재들을 꾸준히 발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