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미술문화' 이끌었던 '서울미술관'의 흔적을 찾아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서울미술관, 그 외침과 속삭임'

2025-03-06     임동현 기자
서울미술관.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서울미술관, 그 외침과 속삭임> 전시를 오는 5월 2일까지 개최한다.

서울미술관(서울 종로구 구기동 88-2)은 오윤, 오경환과 함께 민중미술의 태동을 알렸던 '현실동인'(1969)의 창립회원이던 임세택이 한국상업은행장이던 부친 임석춘의 도움을 받아 개관한 미술관으로 1981년부터 2001년까지 20년 동안 운영되었고 60여 회 전시와 강연회,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당대 가장 선진적 미술문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서울미술관은 개관 당시 멕시코대사관으로 활용되었던 건물을 사용하여 화제가 되었으며, 뒤샹과 만 레이, 오펜하임과 로베르트 마타 등 유럽의 다다와 초현실주의, 프랑스 신구상회화를 전시를 통해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미술을 국내에 알리는데 앞장섰다. 더불어 사회참여적 경향이 강한 신학철, 임옥상, 권순철, 민정기와 같은 민중미술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하여 민중미술 제도화에 기여하였다. 

하지만 IMF 이후 미술관이 경영난을 겪자 국내와 프랑스 문화예술인 100여 명이 구명운동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2001년 폐관됐으며 구기동에 위치해 있던 서울미술관 건물은 2023년경에 철거됐다. 

이번 전시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수집한 서울미술관의 아카이브 60여 점과 전시 준비 기간 동안 서울미술관과 관계된 인물을 인터뷰한 영상으로 구성된다. 

전시를 기획한 김정현 학예사는 “유럽 68혁명 시기 이후 급변하던 문화사적 흐름에 조응한 서울미술관은 운영 체계와 전시 등 모든 면에서 당시로서 선진적인 미술관 문화를 한국에 선보였다. 특별히, 프랑스의 문화예술계와 긴밀히 관계를 맺었던 서울미술관은 내년에 개관하는 퐁피두센터한화와 2030년 부산에 퐁피두센터 분원 건립이 논의되고 있는 현 시점에 짚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박물관은 전시 종료 이후에 박물관 누리집 등을 통해 전시 기간 동안 구축한 기초 연구자료를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