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얀마 지진 구조활동 현장 속, 이름 없는 영웅들

한 팀의 출동, 많은 이들의 연대… 묵묵히 구조를 가능케 한 사람들

2025-04-23     송명진 파견기자
미얀마

(내외방송=송명진 파견기자) "우리가 한 일은 뉴스에 나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누군가 살아났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 말은 이번 미얀마 지진 구조 활동에 참여한 수많은 무명의 영웅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말이다.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그리고 묵묵히 현장을 지켜낸 이들이 있었다.

지난 3월 28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고, 국제사회는 신속하게 구조 활동에 나섰다. 한국에서는 911 S&RT 수색 구조단이 유일하게 현장에 도착해 구조에 참여했으며, 이들은 단순한 파견 이상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 대부분은 공식 조직과 대표자들에 집중되었다. 정작, 무너진 잔해 속으로 몸을 던지고, 현지 주민들과 직접 부딪히며 구조 활동을 펼친 이들은 조용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영웅들이 있었다.

불길

출국 전, 긴급히 준비하던 현장 기록 장비 중 주요 카메라 렌즈가 파손되었을 때,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내 엔씨파크의 손 사장님은 고장 난 렌즈를 무상으로 수리해주며 "사람 살리는 일에 보탬이 된다면 당연히 해야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옆 매장의 좋은카메라 사장님 역시 고급 렌즈 보호 필름을 아무 조건 없이 건네주며, "힘내서 다녀오세요"라는 따뜻한 응원을 전했다. 그들의 작은 호의는 구조 현장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있어 소중한 기반이 되었다.

또한, 현지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코리아타운 한국식당을 운영 중인 최정열 사장님은 구조단이 도착한 직후부터 큰 힘이 되어주었다. 식음료를 아낌없이 제공하고, 현장 상황에 필요한 다양한 자원을 마련해 주었으며, 현지 정부 관계자와의 연결도 직접 도맡았다. 낯선 현장에서 팀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구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헌신 덕분이었다.

코리아타운

뿐만 아니라, 구조 활동 내내 함께했던 한인 자원봉사단은 언어, 교통, 행정, 조율 등 보이지 않는 수많은 영역에서 구조단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다. 이들은 현지 주민들과의 가교 역할을 자처했고, 위기 속에서도 한민족의 연대와 책임감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무너진 건물 속을 기어서 들어간 대원, 무더위와 긴장의 연속 속에서도 구조견과 함께 희망을 찾아 나선 동료들, 서울의 전자상가, 미얀마 만달레이의 식당, 그리고 현장을 지킨 자원봉사자들까지.

그들의 마음과 손길이 있었기에 구조는 가능했고, 희망은 다시 살아났다.

이 글은 그들을 위한 작은 기록이다.

우리는 '구조팀'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움직였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손길과 응원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진정으로 빛나는 사람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