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가 이어갈 가치 'K-다움'은 무엇인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문화 산업과 문화의 가치, K-다움' 국회 토론회 개최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K-컬쳐가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금, 우리 문화가 이어가야 할 가치라 할 수 있는 'K-다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한 국회 토론회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는 '문화 산업과 문화의 가치, K-다움'을 주제로 K-컬쳐가 계속 이어지기 위한 지원 방법과 비전을 찾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사단법인 문화강국네트워크가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이우종 문화강국네트워크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민형배, 이기헌, 양문석, 그리고 문체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임오경 의원이 참석했으며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기조연설과 함께 토론회의 좌장을 맡았다.
유홍준 전 청장은 기조연설에서 최근 영국의 한 음악평론가가 BBC 라디오를 통해 "K-POP은 여러 음악요소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비빔밥 같은 음악"이라고 평한 것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전통을 지키면서 한편으로는 모든 사조를 열심히 익혀 서양의 신사조에 뒤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이 경험의 축적이 자산이 되어 세계적으로 통하는 문화능력으로 배양됐다"고 말했다.
유 전 청장은 "K-컬쳐의 인프라는 소극장 연극, 독립영화, 거리의 음악가, 극작가, 스크립터 등이다.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번역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고 해외에서 한국학, 한국문화를 연구하는 외국인 학자의 연구를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예술적 창작력을 깔아 줄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유 전 청장은 "역사 교육도 이제 전쟁사가 아닌 문화사로 해야한다"고 밝히고 "밀반출된 문화재를 찾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우리의 문화재를 수출해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재준 국민대 교수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의 내용과 대사를 인용하면서 "한류는 생존의 위기에서 나온, 생존을 향한 예술적인 몸부림에서 비롯됐다. 국가와 정치가 '노동이 사라진 시대의 삶'을 설계하고 제도화하는 철학적 리더십을 보여야한다"고 밝혔다.
김재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실용주의,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앞세웠지만 결국 둘 다 가짜였다"면서 "실용주의의 핵심은 문화예술이며 문화예술은 개인의 삶을, 국가의 미래를 바꾼다. 창조경제는 예술을 제대로 이해할 때 가능하다. 창작은 인간 고유의 대안 경제이며 창의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교수는 "생성형 AI로 누구나 창작을 할 수 있는 '창작의 민주화' 시대가 온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된다는 전제 하에서 '진짜 예술가'를 양성하려면 인재 육성, 집중 투자와 더불어 현재 과학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는 R&D를 기술 중심이 아닌, 예술가의 창의성으로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생태계로 구축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범죄도시>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져 있는 장원석(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는 문화산업을 '미래형 성장 동력'으로 선언하고 전략적 투자를 시작했고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훗날 한류의 기폭제가 됐다"면서 "지금 그 때의 전략적 결단이 요구된다. 문화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정책,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전홍준 (주)어트랙트 대표는 K-POP의 성장 과정을 이야기하며 "K-POP이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닌 문화 산업의 핵심 축이자 국가 브랜드의 선봉장이 된 만큼 전국 단위로 창작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지역 창작 생태계 인프라의 구축, 창작자를 양성할 수 있는 K-POP 교육 프로그램의 확대, 정부 차원에서 공공 스튜디오, 연습실 등을 지원하는 '송캠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타리스트인 신대철 바른음원협동조합 대표는 "창작자에게 주는 정책이 없다. 실질적인 지원도 부족하고 단발성, 비연속성 지원이다. 실력이 있는 사람보다 서류를 잘 쓰는 사람이 더 우세하다"면서 "대형 기획사 위주의 정책, 플랫폼 위주의 정책의 결과다. 창작자를 직접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강국네트워크는 올해 세 번의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으며 이후에도 문화정책 토론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