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본사 정책 담당 부사장의 방한 임박

구글·페이스북 글로벌 인터넷 기업 조세회피

2017-12-30     이세정 기자

(내외뉴스=이세정 기자) 27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을 지낸 케빈 마틴 부사장은 다음 달 우리나라를 찾는다.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조세회피와 실정법 미준수로 인한 국내 기업 역차별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 본사 정책 담당 부사장의 방한이 임박해 관심이 모인다.

마틴 부사장은 2015년 5월 페이스북 글로벌 통신 정책 업무 담당자로 영입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최성준 전 방통위원장을 만나 개인정보 보호와 산업발전 균형을 이루기 위한 규제기관의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본사의 방한 결정에 따라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가 국내 통신망 사용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제재를 가할 것으로 전망되자 본사가 직접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 접속 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이용자들의 접속을 지연, 제한한 페이스북이 철퇴를 맞게 됐다. 

그동안 페이스북에 대한 사실조사를 진행해 온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달 내로 페이스북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접속 경로를 임의 변경해 이용자 피해를 초래한 혐의로 지난 6월부터 방통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접속 경로를 변경한 이유는 ‘통신망 사용료’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 SK브로드밴드 측과 망사용료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SK브로드밴드가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임시로 저장하는 ‘캐시 서버’에 대한 설치 비용 분담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고, SK브로드밴드 사용자들의 페이스북 접속 속도를 느리게 하는 등 문제를 야기했다.

4일 정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최근 페이스북에 대한 사실조사를 마무리 했으며, 현재 제재 수준을 논의 중인 상황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본사의 움직임은 우리 정부가 단순한 제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접속 경로 변경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있는 만큼 높은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페이스북은 현재 KT에만 캐시 서버를 두고 있으며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KT의 캐시서버에 우회 접속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 글로벌 통신 정책 담당자인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원들과 만날 예정인데, 이를 계기로 페이스북의 망 이용 대가 지불 결정이 최종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