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정영훈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지만,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미 6·12 정상회담 전부터 "핵 시험과 대륙간 로켓 시험을 중지하고 중대한 조치들을 취했으며, 지금도 신뢰 조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하는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며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했다.
또한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 결핍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강압적 실현을 위해 제재를 높이고 있고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리 외무상은 그러면서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핵 시험 중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결의는 해제, 완화는 커녕 토하나 변한 게 없다. 극히 우려스럽다"며 유엔도 제재를 해제하거나 완화하지 않는다며 제재 완화를 촉구했다.
리 외무상의 이같은 발언은 비핵화 과정과 경제 제재 조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지 언론들은 리 외무상이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핵을 일방적으로 없애지 않겠다면서도 대북제재 완화를 의미하는 신뢰 회복을 강조한 것에 주목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설은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를 거치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다음달 방북이 합의되는 등 향후 북미 협상 과정에 비핵화 진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