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담당 성주경찰서 서장에게도 서한," 학생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 달라"고 호소
(내외방송=이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자신을 향해 계란을 투척한 고등학생에게 서한을 보내 "저에게 계란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편지에서 "학생 덕분에 제가 왜 정치를 하는지, 제가 들어야 할 국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지 다시 고민할 수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 13일 이재명 후보가 경북 성주를 방문했을 때 고등학생 A군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이 후보를 향해 계란을 던졌다.
이 후보 측은 이소영 대변인을 통해 즉시 현장에서 선처를 요청했고, A군은 하루 동안 유치장에 갇혀 있다 석방됐다. 하지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경찰이 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를 이어 나간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후보는 사건을 담당하는 성주경찰서의 서장에게도 서한을 보내 "저는 학생의 행동에서 어떤 위협의 의도를 느끼지 못했다"며 "오히려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 후보에게 절실하게 호소하고자 하는 의지, 지역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았다”고 말했다.
또 "이 학생이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은 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또한 "다소 과격하고 거친 방식의 의견 표출이라는 이유로 처벌받는다면, 국민이 대리인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정치가도 그 의무를 다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학생 A군에 보낸 서한을 통해 사드 배치 관련 입장도 전했다. 이 후보는 "사드 배치가 국익에 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저는 주어진 현실과 상황에 맞춰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는 정치가"라며 "제 신념을 지키는 것보다 이미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 상황에 기초해 대안을 찾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이런 입장이 약속을 뒤집은 것으로 느껴지셨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그럼에도 저는 우리가 여전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다. 제가 정치가로서 국익을 극대화할 외교적 방안에 대해 고민했듯이, 우리 학생과 사드 배치를 반대하시는 모든 분은 주권자로서 나라를 걱정하고,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에 기초해 저에게 호소하고 계시기 때문"이라며 "그 호소에 걸맞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의 진심을 보여드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