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구조 모델링 통한 스크리닝으로 엠토르 활성 저해 약물만 판별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인 '로미타피드' 활용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암세포에서 활동하는 물질의 핵심 부분만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앞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13일 KAIST는 "김세윤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신규 항암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의 3차원적 구조를 활용해 화합물과 표적 단백질 사이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표현하는 유효 결합 판별 기술에 기반한 약물 재창출(안전성이 검증된 약물군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방법을 찾는 신약 개발 방식) 전략으로 엠토르 억제성 항암제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엠토르는 신호전달 단백질이며 많은 암세포에서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있으며 암뿐만 아니라 당뇨나 염증, 노화와 같은 다양한 질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암을 유발하는 다양한 신호전달이 엠토르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제약사들이 항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엠토르를 주목하고 있다.
엠토르는 자가포식이라는 생명 현상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자기 살을 먹는다'는 의미로 세포 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일종의 방어법이다.
엠토르 활성을 저해하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는 원리를 착안한 것이다.

연구팀은 FDA 승인 약물이나 임상 시험 중인 약물을 데이터베이스로 사용해 3391종의 약물 목록을 활용했다.
3차 구조 모델링을 통한 유효 결합 판별 기술을 적용해 엠토르 활성 저해능력을 보이는 약물만 신속하게 스크리닝했다.
그 결과, 약물 후보 물질 발굴의 정확도와 예측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더 많은 양의 후보 성분들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현재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로미타피드를 사용해 엠토르 억제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를 통해 대장암이나 피부암 등 암세포의 엠토르 활성이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암세포 사멸효과가 발생됐다는 것을 확립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 창의도전연구사업과 KAIX 포스트닥펠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세포 사멸과 질병(Cell Death & Disease)'에 지난달 12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Lomitapide, a cholesterol-lowering drug, is an anticancer agent that induces autophagic cell death via inhibiting m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