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원형의 보존과 재발견, '글로컬콘텐츠'의 방향성
[특별기획] 원형의 보존과 재발견, '글로컬콘텐츠'의 방향성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11.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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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과 글로컬콘텐츠' 국제컨퍼런스 지면중계 ⑥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지난 16일 국립안동대학교 국제교류관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글로컬콘텐츠'를 대주제로 한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인문콘텐츠학회(회장 김상헌)와 (사)한국전자출판학회(회장 이건웅)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지역별 문화콘텐츠 발굴과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는 '국제 섹션'을 통해 해외 각국의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함께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내외방송은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 연구와 방안이 나왔던 이번 국제컨퍼런스의 주요 내용을 '특별기획'을 통해 연재한다.  이 기획은 다양한, 그리고 새로운 문화콘텐츠 발굴에 필요한 힌트를 이번 연재를 통해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 

포스트 휴먼의 감정 의식화 : 뮤지컬 <리히터> 속 로봇 '에디'를 중심으로 (손난희, 동국대학교)

뮤지컬 '리히터'. (사진=국립정동극장)
뮤지컬 '리히터'. (사진=국립정동극장)

뮤지컬 <리히터>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운석을 연구하는 과학자인 주인공 성진과 혜인의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극중에 나오는 로봇 '에디'는 주인공 인물들의 감정을 대변하며 관람객에게도 동일한 감정의 인식과 자각을 유발시키는 기폭제 역할이자 중간 매개자 캐릭터로 활용된다.

에디는 인간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경험하고 학습함으로써 그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드러낸다. 이 과정은 극 중 인물들인 인간의 '빛나는 삶을 위한' 기능적 존재에서 벗어난, 인간과 다름없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현존재로서의 휴먼의 주체는 단순히 인간만이 아니다. 인간 삶에서 스마트폰을 분리하면 일상이 불가능해진 지금의 상황을 보더라도 근미래에 인간과 밀착해 살아가는 존재는 바로 '포스트 휴먼'일 것이다.

포스트 휴먼은 단순히 새로운 종의 출현이라고 할 수 없다. 포스트 휴먼에는 인간의 패턴이 이루어지는 일상의 모든 영역이 탑재되어 있다. 즉, 인간이 전적으로 반영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 휴먼은 인간의 감정을 '경험'하고 '내재화'된 감정에 기반을 둔 욕구를 '표현'하여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과정인 '감정 의식화'를 통해 욕망한 것을 자유 의지로 획득하게 되는 존재로서 포스트 휴먼은 인간을 포함한 휴먼의 확장된 범주에 속하게 될 것이다.

관찰 예능의 위험 관리 전략 (윤준식 이종훈, 동국대학교)

MBC '나 혼자 산다'. (사진=MBC)
MBC '나 혼자 산다'. (사진=MBC)

관찰 예능은 이미 검증된 포맷 유형으로 새로운 포맷을 시도할 필요를 줄인다. 특정 출연자의 일상을 보기에 큰 세트장이 필요없고 제작 인원을 소규모로 짤 수 있으며 간접광고(PPL)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다. 또 출연진의 제한이 느슨해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 셀러브리티를 출연시킬 수 있으며 당대 이슈를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출연진의 정기적, 비정기적 출연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를 취하는 구성으로 수용 장벽을 낮추고 있다.

관찰 예능은 출연자 본인의 정체성으로 그 사람의 평소 삶을 카메라에 담고 수용자는 그것을 본다는 규칙을 갖는다. 문제는 연출진은 단지 관찰할 뿐이라는 규칙으로 출연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을 모두 출연진에게 돌린다는 것이다. 포맷 특성상 그렇게 보일지라도 일상, 비일상적 상황 모두 촬영 사진에 연출자와 협의된 내용이라는 것은 여기서 크게 문제시되지 않는다. 

관찰 예능은 경제적 위험 관리에 유리하고 비연속적 서사, 윤리적 책임 회피를 통해 시청률 하락에 대처하며, 당대 이슈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에 지표 상승에 유리한 포맷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특성이 발견된다고 해서 실제 제작 주체가 이것을 의도했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위험성을 낮추고자 성공한 프로그램과 유사하게 제작한 측면과 차별성을 나타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측면이 복합적으로 혼재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특정 콘텐츠가 가진 위험 관리 전략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축제 퍼레이드의 구성요소 비교 연구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베네치아카니발>을 중심으로 (권예지 유동환, 건국대학교)

안동축제탈춤페스티벌. (사진=안동시)
안동축제탈춤페스티벌. (사진=안동시)

두 축제의 퍼레이드 모두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연결된 것이 아닌 제각기 다른 팀들이 모여 하나의 행렬을 이루고 있으며 퍼레이드를 대표하는 상징(무동마당과 판테가나)을 선두로 시작한다. 다만 안동은 가면을 중심으로 전세계 초청국가로 팀을 구성해 제각기 다른 가면 복장과 악기,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으며 베네치아는 자국 조정협회와 협력해 주로 현지인들로 팀을 구성해 전통 방식으로 베네치아의 전통보트의 노를 젓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연출요소에서 안동은 각국의 깃발을 제작물로 하되, 음악은 K-POP을 사용하고 있었고, 베네치아에서는 전통보트를 각기 다른 장식으로 꾸미고 베네치아의 전통음악과 전통악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안동은 비경연 방식, 베네치아는 경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안동축제탈춤페스티벌 퍼레이드의 개선을 위해 우선 하회별신굿탈놀이를 활용한 상징 퍼포먼스와 컨셉 설정이 필요하다. 세계의 각기 다른 가면복장이 상징성을 흐리고 있어 무동마당의 재현 외에도 6개의 놀이마당과 하회탈 종류가 주요 상징이 될 수 있는 퍼레이드의 전체 팀 구성이 필요하다. 또 도로 위에서 진행하는 만큼 대형 인형, 깃발, 풍선 등 시선을 끌 수 있는 기구를 활용해 퍼레이드의 상징을 돋보이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윷판 없이 노는 안동 건궁윷의 재발견 : 국가무형유산 윷놀이의 유네스코 유산 등재 노력에 즈음하여 (조현상 김공숙, 국립안동대학교)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사진=국립민속박물관)

2022년 11월 윷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된 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민관의 노력이 시작됐다. 윷놀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널리 우리 민중에 뿌리내린 전통 민속놀이라 할 수 있다. 고대 농경사회에서는 윷놀이로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으며 계절의 빠른 순환을 촉구하는 기원이자 계절의 순환을 형상화한 주술의 활동일 수 있다.

건궁윷은 윷판이 없이 머릿속으로 윷자리를 외워서 하는 것으로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놀이양식이지만 윷놀이의 원초적 모습을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윷자리를 기억하고 말을 두어야하기에 놀이가 끝날 때까지 집중해서 말의 위치를 파악해야한다. 놀이 도중 과열되는 일도 허다하지만 끝나면 이긴 편에게는 축하하고 진 편에게는 위로하며 친족간의 정을 나누었다.

건궁윷은 윷놀이의 다양성과 확장성의 차원에서 매우 의미있는 형태다. 시각장애인 윷놀이는 물론 바둑의 암흑바둑처럼 다양한 놀이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는 기초 소재가 될 수 있다. 건궁윷의 발상을 활용해 기존 전통 놀이 방법의 다양화와 개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반구천의 원형 보존 및 가치 고찰 : 반구대 암각화를 중심으로 (이기우 홍종열, 고려대학교)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반구대암각화는 절벽바위와 암반층의 너럭바위, 탄화목 등의 발굴을 통해 선사시대 제의의식과 집회 모임 장소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문화콘텐츠의 확장성이 원작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기능적 가치 측면에서 원형구조로 봐야 할 것이다. 

수몰지구는 암각화를 남긴 선사시대 사람이 거주했던 곳으로 매장문화재 유존 지역임을 유추할 수 있다. 반구천에는 암각화 문화를 남긴 선사인들이 오랜 세월 동안 삶을 영위해왔으며,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문화재 발굴은 단순한 고고학적 탐구 그 이상으로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고, 정체성을 재확립할 수 있다.

반구천 사연댐에 수몰된 선사시대 취락지는 반구대암각화 보존에만 몰두하고 그 존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잃어버린 문화영토다. 반구천의 문화재 발굴은 선사 문화 보존과 생태환경에 기여할 수 있으며 공유가치를 전하는 박물관 건립, 세계유산센터 설립, 선사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콘텐츠적 확장성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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