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5분, 전혀 생각치 못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을 혼란과 공포로 몰고 갔다. 그리고 이후 국회는 두 번의 시도 끝에 윤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계엄에 대한 변명'으로 점철됐고 출두 거부와 체포 저항 등 '법꾸라지'의 행동은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안겼다.
하지만 2025년 1월 15일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은 마침내 체포됐다. 그리고 2025년 1월 19일 새벽 3시경 법원은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은 윤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되고 구속된 현직 대통령이 됐다.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를 외친 지 47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의 정치활동까지 금지하는 불법적인 계엄 포고령을 발령하고,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혐의가 인정됐다. 이미 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핵심 인물들이 모두 구속 기소됐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전후해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텔레그램을 탈퇴하는 등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것도 구속의 이유가 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했던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에서 민주주의 회복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직접 봤다. 모든 나라는 때로 민주주의 시험대에 오르는데 한국은 민주주의의 기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을 때 전 세계 언론들은 일제히 그의 체포를 실시간 속보로, 헤드라인으로 다뤘고 미국 CNN은 기자가 한남동 관저 앞과 공수처 앞에서 현장 리포트를 했다. 외신이 주목한 것은 바로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도 법을 어기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이 보여줬다는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는 여러 범죄 혐의가 있음에도 대통령이 된 트럼프를 비판하는 이들이 한국을 부러워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리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구속이 결정된 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영장이 발부된 서울 서부지방법원의 유리창을 깨고, 법원에 들어가 집기를 부수고, 심지어 경찰과 방송 취재진에게 폭행을 가하며 난동을 부린 상황이 발생했다. 국회가 계엄군에게 포위된 사례에 이어 이번에는 사법부가 극렬 지지자들에 의해 습격당한 것이다. 지난 2021년 1월,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회 난입 폭동을 방불케한 이 사건으로 인해 현재 86명이 연행된 상태이며 경찰과 MBC 취재진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구속이 결정되면서 윤 대통령은 수용자복으로 의복을 갈아입고 수용자 번호를 달고 '머그샷'을 찍게 된다. 그리고 3평 남짓한 독방에 수용된다. 다만 경호처가 외부 경호를 하게 된다. 그리고 최대 20일간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된다. 윤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공수처의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