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누에치기의 풍년과 안정을 기원하는 국가 제례 의식인 '선잠제'가 11일 오전 서울 성북동 선잠단지에서 재연됐다.
선잠제는 조선시대 왕실 의례 중 하나로 해마다 양잠의 신인 '서릉씨'에게 한 해 누에치기의 풍요와 한 해의 안정을 기원한 의식이며 종묘대제, 사직대제 다음의 규모로 행해진 중요한 국가 제례였다.



이 행사는 <고려사>에 기록이 남아있는 것을 토대로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선잠제가 진행된 이후에는 왕비가 궁궐 후원에 마련된 채상단에서 누에치기의 모범을 보이는 '친잠'을 행했다. 1908년 일제가 행사를 중단하면서 옛 모습을 잃는 듯 했지만 1963년 성북동 선잠단지가 사적으로 지정됐고 1993년 성북구가 재현을 시작해 올해 29회를 맞이했다.
선잠제는 오전 10시 서울연극창작센터 앞에서 선잠단지까지 행진하는 제관 행렬로 시작됐다. 이후 선잠단지에서 신을 맞아들이는 의식인 '영신례'가 열렸고 신위에게 폐백을 올리는 의식인 '전폐례'로 의식이 진행됐다.
이어 신위에게 첫 잔을 올리는 '초헌례', 둘째 잔을 올리는 '아현례', 셋째 잔을 올리는 '종헌례'가 진행됐으며 제주가 복을 받아 작을 올리는 '음복례', 변두를 거두는 '철변두', 그리고 마지막으로 축문을 묻는 '망예'가 진행됐다.



한편 성북구는 성북구 최초 공립박물관인 성북선잠박물관을 통해 선잠단과 선잠제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있으며 아울러 국가유산청 주관 ‘미래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으로 선잠제를 무형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