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 판문점 최초의 만남..."새로운 역사 시작"
남·북·미 정상 판문점 최초의 만남..."새로운 역사 시작"
  • 이기철 기자
  • 승인 2019.07.0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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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났다. (사진=청와대)
▲6월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났다. (사진=청와대)

(내외뉴스=이기철 기자) 6월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났다. 이는 정전협정이 이뤄진 1953년 이래로 66년만에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났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5분 자유의 집 정문을 열고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 맞은편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걸어 내려왔고 두 정상은 악수를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이동했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걸어서 북한 땅을 밟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으로 함께 걸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상 처음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다.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우리는 첫 만남부터 호감이 있었다”며 “굉장히 긍정적인 일들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자유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도 북미정상을 맞이하러 나왔다. 사상 최초로 남·북·미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 모였다. 북미 정상은 단순 회동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의 3차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제가 취임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에 굉장한 갈등이 있었지만 이젠 반대로 됐다. 문 대통령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누구는 미리 사전에 합의된 게 아니냐고 말하던데, 나는 어제 아침에 트럼프 대통령께서 의향을 표시하신 것에 깜짝 놀랐다”며 “나도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과 남 사이의 분단의 상징이고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 자리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남들은 예상 못하는 좋은 일을 해야 할 때 계속 맞닥뜨릴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29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몇몇 중요한 회담을 가진 뒤에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국을 향해 떠날 것”이라고 언급하며 “만약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그와 악수를 하고 '안녕(?)!'이라고 말하기 위해[just to shake his hand and say Hello(?)!] DMZ에서 그를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 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방한 기간 동안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언급하면서 트위터 내용에 대해선 “내가 한 것은 당신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속을 떠본 것(put out a feeler)”이라며 성사 가능성에 대해 무게를 두지 않아 이날 만남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나온지 약 5시간 뒤에 “분단의 선에서 조미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량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늦게 우리나라로 입국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내외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하기 전 북미간 실무 접촉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미국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만찬에 참석하지 않고 판문점으로 향해 북측 실무진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북미 회동 당일까지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정전 선언 이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만난다”고 선언하며 역사적인 남북미 회동이 확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배웅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안에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을 하겠다”고 밝히며 싱가포르 회담도 성공이고 하노이 회담도 성공이기에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이라며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에 오라고 초청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평가하며 “북미가 이른 시일 내 실무협상을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역사적인 걸음을 내디뎠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비핵화 진전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3자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밝힌 역사적인 만남”이라며 “3자 정상회담의 개최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 평화와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조만간 개최될 실무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 및 북·미 관계 정상화 등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점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초로 비무장지대(DMZ)에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고 대화를 나눈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 “미·북 정상의 만남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려면 북핵 폐기라는 본질적 목표가 흔들림 없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열어젖혔다. 66년간의 정전협정을 끝내는 신호탄”이라고 강조하며 “김 위원장에 대한 백악관 공식초청이 반드시 성사돼 역사적 기회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만남으로 전 세계에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의지를 확인해 줬다”며 “대립과 반목의 시대를 종식시키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북미 정상이 실무 협상팀을 꾸리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이제까지 남북미가 보여준 정상 간 만남 등 '톱다운' 방식의 소통이 잦아들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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