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최유진 기자) 중국이 홍콩 반환 후 22년 만에 '송환법'(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와 관련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은 "국가 주권과 안보를 해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 비난했다.
29일(현지시간) 양광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소수의 사람들이 홍콩 번영의 가치인 법치를 짓밟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또 "중앙정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통치와 홍콩 경찰의 엄격한 법 집행을 굳건히 지지한다"며 시위대가 요구하는 선거제도 개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대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와 의회가 홍콩 시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 중국 정부는 "검은 손을 거두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선 인민해방군 투입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양광 대변인은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에 명확한 규정이 있다"며 "설명은 하지 않을 테니 직접 찾아보라"고 말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 24일, 2019년 국방백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주군법을 거론하면서 홍콩 시위 사태가 악화하면 홍콩에 주둔하는 인민해방군(PLA)이 개입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주군법 제3항 제14조는 "홍콩행정특별구 정부는 필요 시 사회치안 유지와 재해 구조를 위해 홍콩에 주둔하는 인민해방군의 협조를 중앙인민정부에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2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가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건물 앞까지 가서 날계란을 던지거나, 중국 국가휘장에 검은 페인트로 반중국 문구를 쓰는 등 반중국 정서를 드러냈다.
27일 위안랑 역 일대의 백색테러 규탄 시위와 전날 송환법 반대 시위에선 일부 시위대가 대형 성조기를 흔들고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시위에 나서는 등 친미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는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는 등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이에 물대포 도입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위대와의 갈등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