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제2의 인보사 사태 되나? 어이없는 약물 혼용 발생...'임상 병원 의심'
헬릭스미스, 제2의 인보사 사태 되나? 어이없는 약물 혼용 발생...'임상 병원 의심'
  • 최준혁 기자
  • 승인 2019.09.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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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cnbc 캡처.
▲sbs cnbc 캡처.

(내외방송=최준혁 기자) 의약품 성분이 뒤바뀌고, 임상 약물이 뒤섞이는 등 한국 제약·바이오의 신뢰도가 바닥을 곤두박질 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이번 주로 예정돼있던 엔젠시스(개발명: VM202)의 임상3상 주요 데이터와 성공 여부 발표를 연기했다.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엔젠시스 투약군과 위약군(가짜약) 간의 약물 혼용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약물혼용'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개발명 VM202)의 첫번째 임상 3상 결론 도출에 실패한 헬릭스미스는 오는 11월까지 약물 혼용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NH투자증권빌딩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오는 11~12월에 미팅을 할 계획"이라며 "그 때까지 약물 혼용 관련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헬릭스미스의 약물혼용 논란이 '제2의 인보사 사태'라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잘 컨트롤 된 임상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마치 제2의 인보사 사태를 보는 듯 하다"고 전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6~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외부와 내부 전무가 팀을 구성해 첫 번째 임상 3상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던 중 엔젠시스 투여군과 위약군(가짜약) 간 약물 혼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날 저녁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엔젠시스의 정확한 약효를 입증할 수 없게 됐다.

김 대표는 "약물혼용 가능성을 발견한 후 지난 20일 조사단을 꾸리고, 이를 정확히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지난 23일 약물혼용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가진 후에 바로 공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2개월 간 조사단을 통해 혼용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혼용 원인을 밝혀낸 후 문제가 있는 기관에 소송을 하는 등 법적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명확한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한다.

김 대표는 "소송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함부로 약물 혼용 원인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임상이 이뤄지는 사이트(병원)에서 약물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헬릭스미스는 6개월 내에 통증 감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약물 혼용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환자들이 스스로 통증 정도를 적는 일지를 전산화하고, 헬릭스미스 직원들이 직접 임상 현장에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이후 임상 3-2상에서 효과가 좋은 환자들을 모아 신경 재생효과를 관찰하는 임상을 따로 진행하고, 통증감소 효과를 한번 더 확인하는 임상 3-3상을 내년 중에 시작할 예정이다. 2022년 2월에 품목허가를 제출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임상 3-2상을 최대한 빨리 끝낼 것"이라며 "내년 12월경에는 임상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장에서는 주주들의 질문과 항의가 빗발쳤다. 주주들은 주가부양을 위해 엔젠시스를 기술이전하거나 경영진이 주식을 추가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기술이전은 계속해서 시도 중"이라며 "다만 적정한 가격에 팔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주식을 추가 매수할 여력이 없다"며 "다만 보유한 주식을 팔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추가 유상증자도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나한익 헬릭스미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현재 회사에 있는 현금 약 2300억원을 임상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2년 동안 추가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잇따른 악재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임상 전문가는 "임상 약을 생상하는 과정에서 혼용됐거나, 위탁한 임상수행기관의 실수 등 약물혼용의 원인은 다양하다"면서 "어떤 이유가 됐든 헬릭스미스가 잘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나 헬릭스미스의 약물혼용 논란은 모두 임상현장에서 일어나기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례적인 일이 반복되면서 그동안 제약·바이오 산업이 축적해온 신뢰도 같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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