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 여성도 배제된 ‘한국당 총선기획단’ 비판 도마
청년도 여성도 배제된 ‘한국당 총선기획단’ 비판 도마
  • 모지환 기자
  • 승인 2019.11.05 16: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야, 총선 준비 기구 '총선기획단' 출범
청년 없고 여성 한 명뿐 한국당, 절반이 청년·여성인 민주당과 비교돼
한국당 대부분 현역의원 "황대표 측근, 영남 일색"
정치권 "한국당 뭘 노리는지…'총선 컨셉트' 자체가 오리무중"
▲ 자유한국당 황교안(왼쪽에서 셋째)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왼쪽에서 세번째)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모지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지난 4일 총선기획단을 띄우면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전이 사실상 시작됐다. 총선기획단은 앞으로 선거에 내보낼 인재 영입과 선거 전략, 메시지 등 캠페인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런데 총선기획단에 참여한 인물 면면을 두고 일단 민주당이 한국당보다 대중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반응은 한국당에서 먼저 나왔다. 부산 지역 재선의 장제원 의원은 5일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의 총선기획단 인선 결과를 언급하며 "강경파, 온건파, 주류, 비주류, 청년, 여성 등을 두루 아우르는 인선이다. 섬뜩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도 달라져야 한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폐쇄적인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면면이 다양성이나 쇄신 측면에서 한국당보다 낫다는 주장이다.

한국당의 한 수도권 의원도 "총선기획단은 내년 총선 정책 기조와 함께 공천의 틀을 잡아야 할 핵심적인 기구"라며 "안 그래도 불리한 야당으로서 총선 경쟁의 '첫 단추'를 잘못 뀄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 "청년·여성이 절반… 유권자 목소리 담을 것"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5일 총선기획단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총선기획단의) 15분 위원 중 여성 5명, 청년 4명으로 구성돼 있어서 여성·청년 목소리를 잘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윤호중 사무총장도 "기획단(15명) 내 여성 비율은 33%로 15명 중 5명이고, 청년은 27%로 4명"이라고 했다. 청년이면서 여성인 2명을 감안해도 전체 위원 15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7명이 여성·청년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외부 출신 위원으로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강선우 전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 프로게이머 출신 유튜버 황희두씨를 임명했다. 이 가운데 27세의 황희두씨는 유튜브에서 13만명의 구독자를 상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정책을 적극 옹호해온 인물이다. 김 소장과 강 전 교수는 여성이다.

전체 위원(15명) 가운데 8명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 가운데서도 당 여성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을 비롯해 제윤경·정은혜 의원 등이 세대를 아우르는 여성 의원들이다. 장경태(36) 청년위원장도 발탁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성·청년 위원들로부터 유권자들이 공감하는 정책·이슈를 발굴할 것"이라고 했다.

현역 의원으로 총선기획단에 참여한 금태섭 의원에 대해서는 야당 쪽에서도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 의원은 여권이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국회 인사 청문 과정에서는 쓴소리를 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민주당은 그를 내치기는커녕 중용했다"며 "이번 총선을 대하는 민주당의 결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에서 둘째)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에서 두번째)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영남·친황 의원 중심… '2030' 없고 여성 1명

반면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친황(親黃·친황교안) 성향의 영남 중심 현역 의원 일색이란 평가가 나온다. 여성은 비례대표인 전희경 의원 한 명 뿐이다. 2030 세대는 전무하다.

한국당 총선 기획단은 12명 중 10명이 현역 의원이다. 나머지 2명도 원영섭 조직부총장과 김우석 당대표 상근특보 등 당 내부 인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제1 야당에서 총선의 전략과 공천을 짜는 기구가 오로지 내부 출신이거나 당대표 측근들로만 구성된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지역 편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의원 10명 중 지역구 의원 9명을 보면 영남 5명, 수도권 2명, 충청 1명, 강원 1명이었다. 당 사무총장인 박맹우(울산) 단장과 이진복(부산) 총괄팀장, 추경호(대구) 간사 등 총선기획단 간부 전원이 영남 출신이다. 바른정당에 참여했다가 복당한 홍철호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친박·친황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과거와 비교해 봐도 다양성이 떨어지고 '컨셉트'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년 전 20대 새누리당 총선기획단에는 당 홍보·연구를 총괄하는 홍보기획본부장과 여의도연구원장이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제외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한국당은 영남과 수도권, 친박과 비박이 균형을 이루면서 서로 경쟁·발전하는 구조로 운영돼 왔는데 이번 총선기획단 인선은 '친박'이거나 '친황' 일색"이라고도 했다.

"한국당 총선 컨셉트 뭔지⋯"

이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총선기획단은 선거의 양대 축인 공천과 정책의 전체적인 뱡향을 잡는 기구"라며 "총선기획단 단계에서 다른 당과의 차별성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총선의 '승부처'에 대한 전략 자체가 뚜렷하지 않은 것부터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국당과 민주당의 총선기획단을 보면 일단 성격 자체가 차이가 난다"며 "한국당은 예상했던 대로 친박 위주, 민주당은 쇄신, 참신, 혁신 이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총선기획단이라는 것은 총선의 컨셉트가 뭔지 읽을 수 있는 기구이고 '똘똘한 한 명'이 총선기획단 면면을 위치 지을 수도 있다"면서 "(그런데) 국민들이 볼 때는 '자유한국당이 총선기획단 발표했나' 잘 모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소수의 총선기획단만 발표해 범위가 넓지 않고 다양한 분들이 같이하지 않고 있다는 걱정을 하는데, 총선공약단 출범을 통해 (다양한 인사들의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며 "나중에 또 적절한 분들을 모실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에서는 "민주당이 총선기획단에 청년·여성을 일부 포진시켰지만 결국 친문(親文)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총선 기획을 주도하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민주당 총선기획단 구성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일부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제기한 이해찬 책임론이 사그라든 것도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