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살'까지 등장…홍콩경찰·시위대 대충돌, 시가전 방불
'불화살'까지 등장…홍콩경찰·시위대 대충돌, 시가전 방불
  • 모지환 기자
  • 승인 2019.11.1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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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진보 성향 온라인 뉴스 매체 스탠드뉴스는 12일 홍콩 중문대 시위대가 불화살을 쏘는 모습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스탠드뉴스 페이스북 캡처)
▲ 홍콩 진보 성향 온라인 뉴스 매체 스탠드뉴스는 12일 홍콩 중문대 시위대가 불화살을 쏘는 모습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스탠드뉴스 페이스북 캡처)

(내외방송=모지환 기자) 홍콩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시가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양측은 대학 캠퍼스와 쇼핑몰, 도로 등 도심 곳곳에서 격렬히 충돌했다. 경찰이 최루탄·실탄으로 진압에 나서면, 시위대는 불화살과 화염병으로 대응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중문대학, 이공대학, 시립대학 등 주요 대학 캠퍼스에선 학생들의 시위가 12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시립대학에서는 학생들이 학장 집무실 내 집기 등을 부쉈다.

이에 경찰은 교내까지 진입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 진압에 나섰다. 교내는 최루탄과 고무탄 발사로 생긴 연기구름으로 뒤덮였다. 한 시의원에 따르면 시위대와 경찰이 중문대 두 번째 교량에서 충돌하는 동안에만 1000발이 넘는 최루탄이 발사됐다.

이에 중문대와 시립대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교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찰 진입을 막았다. 중문대에선 학생들이 차량과 함께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도 질렀다.

시위대는 ‘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녔다.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맞서 우산, 식탁 등을 방패로 삼아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일부 학생은 화살에 불을 붙여 양궁으로 쏘기까지 했다. 중문대 등 대학 캠퍼스 내에선 활, 화살, 투창 등 무기가 발견됐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로키 퇀 중문대 부총장은 12일 시위 현장에 직접 나서 시위대와 경찰 간의 중재에 나섰다. 이로 인해 충돌은 한때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이내 재개됐다. 경찰은 오후 10시가 넘자 파란색 염료를 섞은 물대포를 발사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대학 측과 협의해 물러서는 경찰에게 시위대가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화살을 쐈다"며 "현장 경찰에게도 큰 위협이 됐기 때문에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충돌은 13일 새벽이 되어서 경찰이 일부 철수하면서 조금씩 가라앉았지만, 13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문대 학생들은 온라인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는 실탄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희생을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며, 1명의 목숨을 100명 경찰의 목숨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SCMP와 AFP통신은 “교정이 전쟁터와 흡사하다”며 “대학 캠퍼스가 새로운 충돌의 장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12일 밤 도심에서도 충돌은 격렬했다. 사이완호, 센트럴, 타이포, 몽콕, 카오룽퉁, 사틴 등 홍콩 곳곳에서는 시위대가 도로에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고 돌 등을 던지며 늦은 밤까지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에 맞서 최루탄,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코즈웨이베이 한 상점에선 불이 나 자정이 다 돼서야 진압됐다. 한 쇼핑몰에선 시위대가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시위대는 경찰서에도 화염병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으로 맞대응했다.

시위대가 지하철 운행 방해 운동에 나서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은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이어졌다. 홍콩 시위대는 정부를 굴복시키기 위해 이날까지 사흘 연속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 출근시간대 홍콩은 여러 지하철역이 폐쇄되고 버스가 운행을 중단했으며 도로가 봉쇄된 혼잡한 상황이다.

지하철(MTR) 서비스가 모두 중단됐다. 몽콕, 투엔문, 청콴오 역도 폐쇄됐다. 이날 공항 익스프레스를 제외한 모든 MTR은 밤 10시까지만 운행을 할 방침이다. 경전철 노선도 일부 운행이 중단됐다. 시위대가 도로 곳곳에 설치한 바리케이드 때문에 버스 운행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70개 버스 노선이 운행 중단된 상황이다.

교통대란으로 인해 휴교령을 내린 홍콩 학교들도 많다. 특히 샤틴과 타이포 지역의 초중고 학교들이 이날 대부분 휴교에 참여한다.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충돌이 대학 교정 안으로까지 번지면서 홍콩 주요 대학가로 통하는 도로도 대부분 봉쇄됐다. 홍콩 대학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휴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SCMP는 “13일 홍콩 내 약 11개 대학과 전문대가 시위 충돌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업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11일 이후 13일 현재까지 총 287명을 체포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대의 행위를 테러리즘으로 규정했다. 1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홍콩 연락판공실은 전날 성명에서 “홍콩의 폭력 행위가 테러리즘의 심연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다”며 “홍콩 정부의 폭력 진압과 질서 회복, 폭력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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