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필리버스터 자동종료…선거법 개정안 통과 '초읽기'
국회 필리버스터 자동종료…선거법 개정안 통과 '초읽기'
  • 정영훈 기자
  • 승인 2019.12.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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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10개월만의 필리버스터, 50시간 진행…여야 의원 15명 찬반 토론
27일 본회의서 표결 전망…처리시 '준연동형 비례제' 내년 총선 적용
박지원 “비례한국당 출현 걱정하는 민주당, 위성정당 만들 수도” 경계
“비례한국당 꼼수 무력화시키는 또 다른 선거법 개정안 막판 도출가능”
공수처법 등도 처리 수순…정국 급랭에 민생법안·청문회 차질 우려

(내외방송=정영훈 기자) 필리버스터가 종료됨에 따라 '4+1'은 27일 본회의를 열고 선거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마련된 선거법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7개월여 만에 국회 본회의 통과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주당이 소집을 요구한 새 임시국회의 회기는 이날 오후 2시부터다. 국회법에 따라 새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면 선거법은 필리버스터 없이 바로 표결 절차에 들어간다.

한국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지만, 의결 정족수를 이미 확보한 '4+1'은 선거법 처리를 강행한 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법, 유치원 3법 처리 수순을 차례로 밟을 전망이다.

23일 오후 9시 49분 시작된 이번 선거법 필리버스터는 약 50시간 만에 종료됐다. 2016년 2월 민주당의 테러방지법 반대 토론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진행된 필리버스터였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선거법을 반대하는 한국당이 신청했으나 민주당 의원들도 찬성 토론으로 맞불을 놨다. 바른미래당, 정의당 의원들까지 모두 15명의 의원이 찬반토론에 참여했다.

필리버스터 첫날인 23일 한국당 주호영 의원(3시간 59분)이 스타트를 끊은 뒤 24일 민주당 김종민 의원(4시간 31분), 한국당 권성동 의원(4시간 55분), 민주당 최인호 의원(3시간 39분),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2시간 49분), 민주당 기동민 의원(2시간 39분), 한국당 전희경 의원(3시간 41분)이 토론했다.

성탄절인 25일에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1시간 52분), 한국당 박대출 의원(5시간 50분), 민주당 홍익표 의원(3시간), 한국당 정유섭 의원(3시간 3분), 민주당 강병원 의원(2시간 36분), 한국당 유민봉 의원(45분), 민주당 김상희 의원(1시간 35분), 한국당 김태흠 의원(4시간 53분)이 토론자로 나섰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이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함께 공수처와 엿바꿔 먹듯 직거래한 선거법, 이 두 개의 악법을 강행 처리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한국당이 강력히 반대하는데도 강행 처리한다면 우리 당은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연설이 진행되던 중 26일 0시가 넘어가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김태흠 의원님, 토론을 중지해주기 바란다"며 토론을 멈추게 했다.

문 의장은 이어 "자정이 넘었다. 국회법에 따라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돼 더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음을 말씀 드린다"며 회기 종료를 선언했다.

새 임시국회는 이날 시작되지만 필리버스터 정국에 '쉬어갈 틈'을 만들고 한국당이 제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도 피하기 위해 하루 여유를 두겠다는 생각이다.

'4+1'협의체가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 등 현재의 의석구조는 유지하되 비례대표 30석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선거법은 본회의 처리 시 내년 4·15 총선부터 적용된다.

본회의가 '4+1'의 계획대로 열려 선거법을 연내에 처리하더라도, 예비후보 등록일(12월 17일)을 훌쩍 넘긴 지각 처리여서 사실상의 선거법 법정 처리 시한을 어겼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대폭 바꾸는 등 선거법의 '큰 틀'을 흔들면서도 총선 일정 시작 때까지 내용을 완전히 확정하지 못해 후보들이 '깜깜이 선거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아직 선거구 획정 등 숙제가 더 남았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반발하며 '비례한국당' 등 위성정당 결성을 예고해 이를 둘러싼 진통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예고에 우려가 깊어가는 상황이다. 본회의 개회를 하루 늦춘 까닭에 4+1협의체에서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꼼수를 무력화시키는 선거법 개정안이 다시 도출될 수도 있다.

대안신당의 박지원 의원은 “비례한국당의 출현을 걱정하는 민주당도 위성 정당을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계하며 “본회의 때까지 하루 시간이 있는 만큼 4+1협의체가 막판에 또 다른 선거법 개정안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은 새로 여는 본회의에서 선거법과 함께 남은 예산부수법안 20건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예산부수법안 처리시 한국당의 무더기 수정안 제출과 반대 토론 등 '시간 끌기 작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선거법과 예산부수법안 상정 순서를 고민 중이다.

'4+1'은 선거법 처리 후 같은 방식으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 유치원 3법을 차례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2∼3일 회기의 임시국회를 연달아 열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자동 종료시킨 뒤 표결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선거법 처리가 이뤄지는 새 임시국회는 29일 회기를 종료한다. 다음 임시국회는 30일부터 열 예정이다. 이렇게 '임시국회 쪼개기'가 이어질 경우 검찰개혁법과 유치원 3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이 모두 처리되는 시점은 1월 초·중순이 된다.

이 과정에서 여야의 극심한 대치와 충돌이 예상되면서 정국은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한국당의 강한 반발에 민생법안 처리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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