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김승섭 기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차기 대표 및 최고위원 등을 뽑기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하던 안규백 의원이 5일 전격 사퇴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글에서 "전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며 "우리 전준위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당원동지와 동료 의원님들의 의견을 듣고 숙고해 전대 규정을 만들었다. 당을 쇄신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발판을 만들고자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민 의견의 반영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있어서 최대한 국민의 의견을 듣고자 당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에 국민 여론조사의 반영비율을 신설·확대(예비경선 30% 신설, 본경선 10→25% 확대)했다"며 "그러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대표적인 개혁안 중 하나로 예비경선 선거인단 구성에 국민 의견을 반영한 안을 폐기했다. 그 과정에서 전준위와 사전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사퇴이유를 밝혔다.
안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비대위가 도입한 권역별 투표제 역시 유례없는 제도"라며 "권역별 투표제는 대의원·권리당원의 투표권을 직접 제한하는 것으로서 투표권 제한의 강도가 가장 높고 거친 방식이다. 그러나 최고위원회는 당무 집행에 관해 최고책임기관으로서 지역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주당 전체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최고위원회의 구성에 지역 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1인 3표를 부여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거나 지명직 최고위원 구성에 지역 대표성을 고려하도록 하는 등 다른 여러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대위는 가장 직접적이고 거친 방안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한, 최고위원 구성에 있어 지역 대표성 보완은 대의원·권리당원이 소수인 지역의 대표성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함에도, 비대위의 제안대로라면 대의원·권리당원이 다수 있는 지역에서 지역대표 최고위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안 의원은 "따라서 비대위의 안은 원래의 의도대로 지역 대표성을 보완하기보다 수도권과 호남 지역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안으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해당 안건에 관해서도 전준위에서 일부 제안이 있었지만, 여러 우려로 인해 전준위 차원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한 사안임에도 비대위에서 논의가 부활했고, 깊은 숙고 없이 의결됐다"며 "이렇게 전준위 논의가 형해화되는 상황에서 더는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전준위원장으로서의 판단이다. 따라서 전준위원장으로서의 제 역할도 의미를 잃은 만큼, 전준위원장직을 내려놓도록 하겠다"고 거듭 사퇴의사를 확인했다.
덧붙여 "비대위, 당무위에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선 패배 이후 비대위 체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거대 공룡 야당이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