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김승섭 기자)최근 비만도의 척도인 체질량지수(BMI)가 심혈관계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나이'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젊을수록 비만의 심혈관계 위험이 큰 반면, 노년층에서는 저체중의 심혈관계 위험이 커 약간의 과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이현정 교수와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이하 연구팀)이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심혈관 질환이 없는 927만 8433명을 대상으로 전국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나이에 따라 비만도가 심혈관계에 미치는 위험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비만은 동맥경화와 심근경색, 심부전, 그리고 사망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반면에, 저체중도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의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즉 비만도의 척도인 체질량지수와 사망은 대체로 U자 모양의 연관성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만도에 따른 심혈관계 위험이 모든 연령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9년도에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들 중 심혈관 질환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비만도에 따른 심근경색, 심부전 및 사망의 발생 위험이 연령대에 따라 달라지는지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적정 정상체중(18.5–22.9kg/㎡)을 기준으로 BMI(비만도계산)의 영향을 전체 인구에서 및 연령대별로 ▲청년층(20~39세) ▲중년층(40~64세) ▲노년층(65세 이상)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인구에서는 비만도와 심근경색, 심부전 및 사망의 위험은 U자형 연관성이 나타났다. 특히 비만하거나 저체중일수록 심혈관계 질환 및 사망의 위험이 증가했다.
반면 각 질환별 가장 위험이 낮은 BMI 구간은 심근경색의 경우 '정상 체중(18.5-22.9kg/㎡)', 심부전은 '비만 전단계(23-24.9 kg/㎡)', 그리고 사망은 '경도 비만(25-29.9kg/㎡)' 구간이었다.
특히 이러한 비만도와 심혈관계 위험의 연관성은 연령대에 따라 분류했을 때 확연한 차이를 보였으며, 동맥경화와 관련이 높은 심근경색에서 특히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심근경색의 위험은 청년층(20~39세)에서 비만도가 높을수록 비례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중년층(40~64세)은 U자형, 노년층(나이≥65세)에서는 반비례해 저체중일 때 증가했다.
또한 비만도와 심부전의 위험 사이에서는 전 연령층에서 U자형 관계가 관찰됐지만, 비만의 영향은 청년층에서 더 강한 반면, 저체중의 영향은 중·노년층에서 더 강했다. 심부전의 위험이 가장 낮은 BMI 구간은 청년층에서는 '정상체중'일 때, 중년층에서는 '정상체중' 또는 '비만 전단계'일 때, 노년층에서는 '비만 전단계'일 때로 조사됐다.
한편, 사망의 위험은 전 연령층에서 '경도비만'일 때 가장 낮고, 심한 저체중일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체중과 사망의 연관성은 청년층보다 중·노년층에서 더욱 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저널인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