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적은 추출량으로 기존 연구 시 어려움 겪어
원자 배열 세심하게 설계해 합성 성공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식물에서 추출되는 천연 항암효과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이 세계 최초로 개발돼 의약계가 주목하고 있다.
KAIST는 30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한순규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항암효과를 가지는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총괄적인 합성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알칼로이드는 동·식물에서 발견되는 질소가 함유된 유기물질로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독성이 있지만, 적정량을 사용하면 약으로 사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인 '광대싸리'에서 알칼로이드가 주로 추출되며 이 식물에서 산화 대사(분해)된 알칼로이드를 통틀어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카롤이드'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세큐리네가의 특정 위치에 원하는 반응이 일어나도록 원자 재배열 등 세심하게 설계해 7종의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합성된 천연물은 ▲세큐리티닌 ▲세큐아마민 D ▲세큐린진 A, C, D ▲필란틴 ▲4-에피-필란틴이다.
필란틴을 제외한 6종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합성됐다.
이 중 세큐린진 D는 암세포에 대해 높은 항암 효과가 있는 만큼 항암제 개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추출량이 매우 적어서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의 이번 연구를 통해 앞으로 추출량이 늘어나 연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한 교수는 "연구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연구 성과를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물질을 합성하는 연구에도 응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빈 석박사통합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선도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일 게재됐다(논문명: Collective total synthesis of C4-oxygenated securinine-type alkaloids via stereocontrolled diversifications on the piperidine c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