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마이셀 구조' 분자 활용해 암세포만 표적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암세포의 '약산성' 특징을 활용해 종양을 골라 죽일 수 있는 항암 치료 물질이 개발돼 효과적인 항암 전략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UNIST는 12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유자형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종양의 미세환경에서만 감응하는 물질을 개발해 항암 치료에 사용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개발된 물질은 암세포로 침투한 뒤 에너지 공급원인 '미토콘드리아'를 망가트려 기능장애를 일으킨 후 사멸시킨다.

이 물질은 안쪽에 기름과 친한 부분을 품고 바깥쪽에는 물과 친한 부분으로 둘러싸인 '마이셀 구조'로 이뤄졌는데, 생체 내 환경에서 안정적이어서 다른 세포를 해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세포는 pH 5.6~6.8이라는 약한 산성을 띠는데, 마이셀 구조 분자가 종양 주변에 도달하면 산성 환경에서 영향을 받는 '석시닉 아미드' 분자가 끊어진다.
이렇게 되면 마이셀 구조가 무너지면서 단분자 형태로 변환되고, 암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로 침투할 수 있는 것이다.
침투에 성공한 분자들은 자기조립을 하면서 미토콘드리아를 훼손해 기능장애를 일으키고, 에너지 공급이 차단된 암세포는 사멸하고 만다.
새로 개발된 물질은 기존 물질의 단점을 보완하고, 표적 능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유 교수는 "이 물질의 개발로 암세포에 대한 표적 치료가 가능해져 효과적인 항암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며 "앞으로 약산성 환경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약물 치료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언 석박사통합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곽상규 고려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팀과 김세훈 KU-KIST 융합대학원 교수팀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3일 게재됐다(논문명: Cancer-Selective Supramolecular Chemotherapy by Disassembly-Assembly Approa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