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아름다운 매력 존재해
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모두 반짝거리는 존재죠"
집 근처 뒷산에 오르면 이름도 모르는 작은 풀꽃들이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벚꽃이나 장미, 코스모스처럼 화려하거나 인기 있는 꽃들에 비하면 그저 주변인일 뿐이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가만히 보면 아름답고 매력 있다.
지난 4일 '내외방송'은 서울 종로구 동산방화랑에서 한창 열리고 있는 전시회인 'Bright matter'를 방문해 자연이 전하는 반짝임을 느껴봤다.
커다란 보랏빛 꽃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꽃 중앙에 떨어진 이슬 한 방울은 싱그러움을 더해주고 있다.
박효정 작가는 이날 '내외방송'과 인터뷰에서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고, 역사가 있으며 반짝일 권리가 있다"고 말해줬다.
박 작가는 돌과 흙, 금속과 나무를 활용해 자연의 소중함을 표현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땅에는 '생명수'가 흐른다.
박 작가는 "실제로 이 작품에는 물이 흐르는데, 생명수를 통해 꽃도 피고 열매도 맺으면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며 설명해줬다.
충분한 물을 머금고 자라난 생명의 뿌리와 귀여운 모습으로 싹을 틔운 식물들은 언젠가 이 회색빛 땅을 초록빛으로 물들일 수 있지 않을까?
낭만이 가득한 강원 춘천에서 커다란 호수를 바라본 적이 있는가.
푸른 땅 주변에 잔잔하게 흔들리는 물결은 일정한 무늬를 만들며 제 갈 길을 떠난다.
박 작가는 "잔잔한 호수의 물결을 닮은 나뭇결과 푸른 땅을 상징하는 옥을 마주보게 해서 냇가의 모습을 나타냈다"고 알려줬다.
보라색을 '천상계의 색'이라고 생각한다는 박 작가.
이번 전시에서 보라색으로 표현된 작품들이 꽤 있다.
박 작가는 "커다란 한 송이의 보랏빛 꽃 안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존재하는데, 하늘이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절하게 내려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고 이야기해줬다.
비가 오기 때문에 만물이 존재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작품이다.
파도가 미세하게 일렁이는 바다 위에 작은 섬들이 둥둥 떠 있다.
섬과 섬 사이에 그려진 검은 띠에는 섬과 바다에 살고 있는 식물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많은 생명들은 땅과 바다의 영양분을 받아들여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늦은 밤 바닷가에는 따라쟁이 그림자가 바람에 넘실대는 버드나무 가지를 흉내내고 있다.
박 작가는 "보잘 것 없는 것도 갈고 닦는다면 빛이 난다"며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오는 22일까지 이곳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기 바란다.
한편, 박효정 작가는 이화여대와 동대학원에서 미술의 토대를 쌓았다.
국내외에서 12여회 개인전을 열었고, 14여회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올해의 이화인상'을, 1997년에는 제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