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선) 국회의원의 막말은 면책특권인가요?
(데스크 시선) 국회의원의 막말은 면책특권인가요?
  • 설동성 기자
  • 승인 2023.03.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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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성 정경팀장
설동성 정경팀장

(서울=내외방송) 정치인들의 막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논란이 일어도 기껏해야 마지못해 하는 사과나 유감 표명 한 마디 하고 끝입니다. 그 때 뿐입니다. 그리고 반복됩니다. 학습효과도 없는 듯 합니다. 

이번 막말의 주인공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입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장제원 의원은 최근 상임위 회의를 진행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의 이석(離席)을 문제삼아 사무총장에게 호통을 치더니, 다른 선관위 직원에게는 “어디서 배워 먹은거냐”며 고함이 섞인 반말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상호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 회의 도중 동영상 시청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여기에 동의한 상임위 직원에게 “어디 법이 있어. 가만 보자보자 하니까 웃기네"라며 막말과 호통을 퍼부었습니다. 언어 폭력입니다. 

장제원 의원은 3선에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입니다. 우상호 의원은 4선에 민주당 비대위원장까지 지냈습니다. 모두 국회의원 경력 10년 이상 되는 중진입니다. 정치인의 자세란 어떠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 만하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가 있지,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에 대한 훈련은 아직 덜 돼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의 막말 행동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이들과 같은 정당 안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로부터 막말 세례를 받은 공무원들은 집안의 가장이면서, 누군가의 소중한 남편, 아버지, 아들입니다. 공직자이기에 앞서 국민이자 유권자입니다. 결코 국회의원들의 막말 대상이 아닙니다. 

상임위 회의 도중 국회의원들 서로 간에 막말이 오가는 거야, 이른바 도낀 개낀 이라고 할 수 있으니, 자신들이 알아서 처리할 일입니다. 하지만 공직자들은 다릅니다. 국회의원들로부터 막말을 받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공개적으로 막말을 당했으니 상당기간 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굳이 국회의원들의 군림하는 자세니, 고압적 자세니, 하는 상투적인 표현들은 쓰지 않겠습니다. 

물론 일부이지만, 국회의원들은 상임위에서의 막말을 면책특권에 해당한다고 여기는 걸까요? 워낙 자주 하다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왜 잘못됐는지 감(感)이 떨어진 걸까요? 답변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공직자들을 죄인 다루듯이, 취조하듯이 하는 것이 아예 몸에 배어있는 건가요? 아니면 순간적인 분노조절장애 현상인가요?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고 했으나, 이들 의원들은 반대로 선수(選數)가 쌓여가면서 고개를 더욱 높이 드는 습관이 있나 봅니다. 

논어(論語) 자장편(子張篇)에서 공자(孔子)의 제자 자공(子貢)은 “군자는 한 마디의 말로도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고, 한 마디의 말로도 지혜롭지 않은 자가 될 수 있으니, 말은 조심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말의 위력은 큽니다. 특히 말로 먹고 산다고 하는 정치인에게 말이란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기회인 동시에, 자신의 허물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 위기는 본인 만의 위기가 아닙니다. 정치인의 잘못된 말, 막말은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등, 해악을 끼칩니다. 

정치인에 대해 국민들이, 유권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그들의 언행입니다. 그들의 막말, 잘못된 언행 하나하나를 유권자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인들이 말의 중요성, 위험성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물론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막말 치유 학습효과가 위력을 발휘했으면 합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기본적 권리는 어느 누구로부터도 침해받아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먼저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보다 대한민국 국민이 먼저입니다.

영어에 “Think twice before you answer.”란 격언이 있습니다. 같은 제목의 노래도 있습니다. 두 번 생각하고 나서 대답하라는 뜻입니다. 말할 때 그만큼 조심하고 신중하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워낙 바빠서 대답하기 전에 두 번씩이나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겁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생각하고 대답해주셨으면 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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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범 2023-04-09 10:32:47
막말을 일삼는 위정자들이 또 인기를 얻고 재선 삼선이 됩니다. 우리 마음 저 깊은 곳에 억제하기 어려운 억하심정이라도 있는걸까요? 자질이 모자라는 위정자를 탓하는 것도 좋지만 저런 인물을 대표라고 국회에 보내는 우리 유권자부터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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