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성과 중심 사회에서 '명상'은 어떻게 변하나?
디지털과 성과 중심 사회에서 '명상'은 어떻게 변하나?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3.06.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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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23 '전자적 숲 : 소진된 인간'
고드프리 레지오, 나와카시, 2002, 비디오, 89분. %U00A9 Park CircusParamount.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고드프리 레지오, 나와카시, 2002, 비디오, 89분. %U00A9 Park CircusParamount.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서울=내외방송)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23 <전자적 숲 : 소진된 인간>이 오는 2024년 2월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은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 영역을 확장하는 융복합 프로그램으로 퍼포먼스, 공연, 전시와 수행적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며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관객들에게 다른 형태의 예술과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전자적 숲 : 소진된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려는 노력이자, 정진의 과정이었던 '명상'이 디지털 사회, 성과 중심 사회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지를 살펴본다. SNS, 플랫폼, 전자매체 등이 마음의 평온을 주는 기반이 되고 내면의 건강을 위한 개인의 시도가 성과 사회에서는 결국 양면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에 주목한다.  

프로그램은 기간을 나눠 1부 '백남준과 함께 (전자)명상하기'(2023년 5월 26일~7월 16일), 2부 '자율-쾌락으로서 음악 그리고 플레이리스트'(2023년 6월 28일~8월 27일), 3부 '노이즈 캔슬링과 앰비언트, 몸과 목소리'(2023년 9월 20일~11월 25일), 4부 '탐닉의 시대, 웰빙을 숙고하기'(2023년 11월 18일~2024년 2월 25일)로 진행된다.  
 
1부 ‘백남준과 함께 (전자)명상하기’는 '전자 참선'의 가능성을 언급한 백남준의 제안에 대한 현대적인 응답이라 할 수 있다.  KAIST 명상과학연구소, 여성 전자음악가, 사운드 엔지니어, 퍼포먼스 작가 그리고 전시기획자 등이 참여해 백남준의 작품 <블루 부처>(1992/1996)와 <필름을 위한 선>(1964)이 발산하는 여러 신호에 상응하는 5개의 감상법이자 명상법을 개발 및 제공한다. 

2부 ‘자율-쾌락으로서 음악 그리고 플레이리스트’는 현대음악 장르 중 하나인 미니멀리즘 음악이 영화, 광고,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 등으로 활용되는 방식을 추적하고 이를 영화와 공연으로 표출한다. 미니멀리즘 음악의 거장인 필립 글래스가 참여한 영화 3편이 오는 6월부터 MMCA영상관에서 상영되며, 이완과 명상을 위한 미니멀리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실내악단인 TIMF앙상블이 라이브로 연주할 예정이다. 

또 아키히코 타니구치와 후니다 킴은 최근의 음악 감상 방식과 몸의 관계를 고찰하며, 새로운 시대의 명상법, 청취법을 상상해보는 참여형 설치 작업을 제작할 예정이다.

황수현,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 2019, 퍼포먼스. %U00A9한민주.
황수현,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 2019, 퍼포먼스. %U00A9한민주. (사진=국립현대미술관)

3부 '노이즈 캔슬링과 앰비언트, 몸과 목소리'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말한다.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이란 소리의 간섭 효과를 이용해서 노이즈를 상쇄 간섭시키는 기술로, 최근 헤드폰과 이어폰에 적용되어 몰입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황수현 안무가는 전문 무용가와 관객 사이에서 구체화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감각이 어떻게 공유되고 전달되는지를 실험하고, 노경애 안무가는 추상적 감각에 대한 표출이 익숙하지 않은 30~40대의 남성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작업을 제작할 계획이며 차재민 작가는 퍼포먼스 신작 공연을 통해 정지, 손상, 상실의 상태를 보여주고자 한다.

4부 ‘탐닉의 시대, 웰빙을 숙고하기’는 세부 프로그램들로 진행되며, 언제나 피곤하지만 동시에 성과를 내야 하는 성과사회의 이면을 여러 작업으로 보여준다. 

극한의 어두움과 빛, 사운드와 침묵으로 작업하는 남정현 작가는 주체가 세상의 심연을 오랫동안 마주할 기회를 제공하고 불교, 명상과 웰빙에 관한 다각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해온 김보용 작가는 새로운 통치 도구로서의 명상과 완전한 해방으로서의 명상 사이의 문제를 언어를 통해서 다룬다. 

공연과 더불어,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학과지성사가 협업하여 고도의 경쟁을 독려하는 동시에 정신건강을 위한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기묘한 현실을 소설과 시로 담아 문학 창작집을 출간한다. 동시대의 감수성을 증언해온 김연수, 이제니 등의 문학가 10여 명이 참여한다.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정보 확인 및 프로그램 참여는 누리집 내 사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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