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방송) "<카지노>를 끝내고 브레이크를 거는 시간,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고 한 순간에 특별전 소식을 들었다. 잠깐씩이라도 과거를 돌아볼 기회를 얻었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저에게 엄청나게 큰 자극을 줬다. 제가 앞으로 작품활동하면서 정신차리고 반성하고 나아가야할 점들을 짚어보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지난 29일 개막한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특별전 배우로 선정된 배우 최민식이 30일 오후 현대백화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먼저 "부끄럽고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못하는 것만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럽고 정말 잘해야겠다"면서 "선배들과 동료, 후배들이 차려준 성찬을 받아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듭 "영화제가 저에게 자극이 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줬다"며 특별전 개최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에 열리는 특별전 <최민식을 보았다>에는 최민식 본인이 직접 선정한 10편의 출연작과 대학 시절 출연한 단편영화 2편이 선보인다. 그가 선정한 영화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쉬리>, <해피엔드>, <파이란>, <올드보이>, <꽃피는 봄이 오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천문 : 하늘에 묻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다.
최민식은 작품 선정에 대해 "차별을 둔 것은 아니고 제가 변화된 모습을 나열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의미에서 한 것"이라면서 이번 특별전 그동안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그리고 스스로의 변화 단계를 보여주는 것임을 밝혔다.
그는 "매 작품마다 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이야기가 다르고, 표현하는 인물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기에 거기에 몰입하다보니 자연스런 변화가 나온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이렇게 연기했으니 다음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라는 생각은 없다.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감독이 추구하는 인물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거기에 제 것을 첨가해 진실하게 표현하면 다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올드보이>를 마치고 <꽃피는 봄이 오면>출연을 결심할 당시 "겨울 등산하다가 발견한 민박집에 들어가 따뜻한 아랫목에 손을 집어넣은 느낌을 받았다"며 감독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출연을 결정했고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출연도 낮부터 만나 다음날 아침까지 술을 마시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출연 기준은 정말 단순하다. 제가 좋으면 하는 거다. 만드는 사람의 의도와 공통분모가 많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과거 입시를 준비하던 중 연극 <우리 읍내>의 대본을 읽자마자 바로 다른 일 하지 않고 연기만 했다면서 "연기가 이제 생활이 된 것 같다. 밥 먹는 것, 숨 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더 많은 장르, 더 많은 영화에서 세상에 투영되는 다양한 인물들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엄청나다"고 말해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민식은 '대배우'라는 호칭에 대해 "부끄럽다"면서 "'대배우'는 신구, 이순재 선생님 같은 분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커리어나 유명세를 넘어 배우 인생을 통틀어 존경받는 분들에게 붙여드려야하는 것이다. 저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을 더 즐기고 음미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서 "더 정진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별전과 더불어 영화제 기간동안 부천 유플렉스 1층에서는 사진과 인터뷰, 영화 팜플렛 등을 중심으로 최민식의 배우 인생을 전시한 <최민식을 보았다, 처음 깊이 다시>가 열린다.
이 전시에서는 영화 <올드보이>의 미공개 스틸과 함께 김지운, 박찬욱, 허진호, 정지우, 강윤성 등 최민식과 함께 작업한 감독들의 코멘터리가 담긴 영상을 볼 수 있다.